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때 수억 살포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5일 03시 00분


경찰, 계좌 압수수색… “차명계좌 이용, 공금횡령 가능성”

신종백 회장
신종백 회장
경찰이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종백 회장이 지난해 2월 치러진 회장 선거에서 대의원들에게 수억 원대 금품을 살포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중앙회 직원들이 이용하는 직장 새마을금고와 강원 춘천중부새마을금고 등 2곳에 개설된 신 회장 계좌와 그의 차명계좌를 지난주 압수수색했다. 춘천중부새마을금고는 신 회장이 중앙회 회장에 당선돼 서울 본부로 올라오기 전까지 이사장으로 있던 곳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일부에게 1인당 수백만 원의 금품을 뿌렸다는 첩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춘천중부새마을금고에서 당사자도 모르는 차명계좌가 만들어져 대출이 이뤄진 흔적을 발견했다”며 “신 회장이 이런 방식으로 공금을 횡령해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신 회장에 대한 금융자료를 제출받아 비자금 조성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지난해 선거에서 신 회장을 지지했던 대의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금품수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신 회장은 1994년 춘천중부새마을금고 이사장을 거쳐 새마을금고연합회 강원도지부장을 지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150여 명의 대의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40여 표를 득표해 2위를 했지만 2차 투표에서 90여 표를 얻어 최종 당선됐다. 새마을금고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신 회장이 2006년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20여 표를 득표해 낙선한 뒤 3, 4년 동안 열심히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준 의혹이 제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는 전국 1480개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거래자 수는 9월 말 기준 1597만 명이고 총자산은 91조2000억 원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총자산 중 20조 원가량을 직접 관리·운용하고 있다. 지역과 직장 새마을금고를 감사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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