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일의 동물원인 ‘더 파크’ 건립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부산시는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내 동물원 사업시행인가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1982년 부산 어린이대공원 안에 문을 연 민간 성지곡 동물원은 시설현대화와 프로그램 다양화 등을 위해 2004년 폐쇄했다. 이후 사업시행사인 ㈜더파크는 동물원 이름을 ‘더 파크’로 확정하고 동물원 조성사업에 나섰다.
5만3193m²(약 1만6000평)에 동물우리 11동, 공연장, 동물병원, 편의시설 등을 짓기로 하고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사자와 호랑이 등 맹수를 비롯한 108종, 656마리를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사파리 형태로 꾸미는 것이 사업 핵심.
그러나 2차례에 걸친 시공사 워크아웃과 3차례 조성계획 변경,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 어려움 등으로 진척이 더디다. 더 파크 측이 현재까지 이 사업에 투입한 돈은 590억 원. 대부분 PF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다. 공사 진척도는 50%. 사업자금이 더 필요하나 금융권에서 채권회수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는 사업 중단이 장기화되자 6월 말 3개월 기한으로 사업기간을 추가 연장해줬다. 그런데도 투자계획이 불투명해 지난달 20일 사업계획 취소를 위한 청문절차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당시 외환은행이 더 파크에 투자를 하고 완공 후 소유권을 시에 넘겨준다는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 청문절차를 중단했던 것. 시는 이를 전제로 450억 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해 줄 방침이었다.
하지만 외환은행도 내부 검토 끝에 투자의향에 대한 공식적인 포기의사를 밝혀 일시 연기됐던 사업시행인가 취소 청문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시는 청문 결과에 따라 이달 안으로 사업인가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시의회, 동물원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동물원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립동물원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더 파크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일부 기업체에 행정 지원과 함께 시 차원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김영환 시 환경녹지국장은 “동물원 건립을 희망하는 시민 염원을 담아 협상을 추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해 안타깝다”며 “동물원 개장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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