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구정면 구정리의 강릉컨트리클럽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 농성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강릉시청 앞에서 골프장 건설 반대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은 4일부터 닷새째 강원도청 본관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강원도가 주민 민원에 대한 검증 없이 골프장 행정절차의 한 단계인 의제협의 인가를 해주지 않겠다고 공언하고도 아무런 사전예고 없이 2일 의제협의 행정절차를 기습처리했다며 취소를 촉구했다. 강릉시는 3일 사업계획 승인 및 실시계획 인가(체육시설)를 해 골프장 건설을 위한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강릉 구정 골프장 건설 중단을 위한 시민공동대책위원회’는 “구정리 골프장은 수령 조작과 공익용 산지 고의 누락 등으로 주민과 시민단체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곳”이라며 “이에 대한 검증 없이 강원도와 강릉시가 일방적으로 행정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시민공동대책위는 의제협의 즉각 취소를 비롯해 협의 과정의 책임자 처벌, 유명무실화된 강원도 골프장 민관협의체 정상 운영, 지역 주민의 강제 연행에 대한 즉각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4일 도청 앞 광장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빚은 끝에 주민 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8일에는 강원지역 9개 정당·시민사회단체가 강원도청에서 연좌농성 중인 주민과 함께 골프장 문제 해결 및 강원도정 전면 쇄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강원도의 골프장 난개발로 주민은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최문순 도지사가 주민과 약속한 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행정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동해임산이 추진 중인 강릉컨트리클럽은 구정리 일원 110만 m²(약 33만2750평) 터에 18홀 회원제 골프장과 미술관 등이 2013년까지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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