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동북고가 6일 교내 본관 지하 학습관에서 ‘경제 NIE 경시대회’를 열었다. 지난해까지는 ‘NIE 경시대회’였지만 올해는 경제 분야로 정했다. 학생들이 경제에 관심이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행사를 기획했지만 선착순 50명인 참가인원은 공지를 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마감됐다. 시험에 응하는 1, 2학년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첫 시간에는 객관식 20문제를 먼저 풀었다. 고1 사회 경제 교과서로 만든 상식 수준의 문제였다. 완전 경쟁 시장과 독점 시장, 내부 효과 등 경제적 기본개념을 맞히는 문제가 주를 이뤘다.
이어 신문을 활용해 경제적 쟁점에 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작문시험을 치렀다. 정부가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다는 알뜰주유소에 관한 문제가 나왔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석유제품을 국내외 정유사로부터 공동구매해 최대한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곳이다. 정부는 2015년까지 1300개 정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L당 100원 정도 낮출 수 있다고 예상한다.
학생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정유사의 담합을 막고 지나치게 비싼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서 정부의 개입이 일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고, 반대로 정부의 개입은 시장 자유주의 원칙에 어긋나고 업계의 반발을 유발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1학년 신호준 군은 “알뜰주유소에 반대한다. 억지로 낮추려고 하기보다는 세금을 줄임으로써 가격을 조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문제는 동아일보 기사 가운데 각자 마음에 드는 내용을 골라 스크랩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1학년 이제윤 군은 법정 기준치보다 높은 이자를 받다가 적발된 대부업체들에 대한 기사를 골랐다. 이 군은 “이 같은 폭리는 신용 상황이 좋지 않아 사금융 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서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만약 적발되지 않았다면 계속 비싼 금리를 부여해왔을 것이다. 특별단속 및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영부 교사는 “우리 학교는 매일 아침 신문을 70∼80부 정도 구독해 학생들에게 읽힌다. 실생활과 밀접한 경제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회를 만들었는데 호응이 좋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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