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 군 장병의 정훈교육을 담당한 육군 포병 예비역 장교가 북한을 추종하는 카페를 운영하다 사법당국에 적발됐다.
경찰청 보안국은 '세계물흙길OO(cafe.daum.net/wmOO)'이란 친북 카페를 운영하면서 북한을 찬양하는 글과 동영상 등을 올린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방모(46) 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1980~1990년대 군에서 포병장교로 복무하다 대위로 전역한 방 씨는 이 카페에 '우리 장군님 총대로 지켜주신다'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동영상 64건과 '우리 위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등 북한 찬양 댓글 132건 등 400여건의 이적표현물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군 복무 당시 방 씨의 병과는 포병이었지만 한때 군 장병을 대상으로 정훈교육을 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방 씨는 '영변약산진달래'라는 필명으로 주한미군을 '사탄악마'로 지칭하고 '6·25 한국전쟁은 북침전쟁'이라는 글을 퍼올리기도 했으며, 연평도 포격 당시 북측의 발표문을 카페에 그대로 게재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방씨가 구속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감옥에 가면 킬러가 돼 나올 것"이라며 "판사님이 잘 판단해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방 씨는 자신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해당 카페에 공지 글을 통해 알리면서 "보안법 위반이라는 영광의 훈장을 달게 된다면 제가 사형당하지 않고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굶주린 이리처럼 1천배 그 이상으로 반드시 되갚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이 카페에 대한 수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4명을 구속하는 등 1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했다.
사법처리된 사람 중에는 의사 1명, 유치원 교사 2명, 보건소 계약직 1명, 회사원 3명 등 다양한 직군이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카페 회원 1명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에 이 카페를 폐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카페는 24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 드리는 축하문', '선군의 나의 조국아' 등 북한 원자료 1만3000여건이 게시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2003년 3월 스웨덴 거주자 림모(68) 씨가 개설한 이 카페는 지난해 1월 의사 신모(60) 씨가 운영권을 인수했지만 친북 성향이 과도해 같은 해 4월 카페 접근을 차단당했다.
이후 문모(60) 씨가 지난해 4월 카페를 재개설했고 같은 해 7월 무직인 방 씨가 카페지기를 인수했다. 카페 운영자였던 신 씨와 재개설자인 문 씨는 지난해 초 북한 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하려다 실패한 혐의로 같은 해 10월 구속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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