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변호사가 종신직 연방법원 판사에 지명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 시카고 존 리(이지훈·43·사진) 변호사를 미 연방 일리노이 북부지법(시카고 연방법원) 판사로 지명했다. 리 변호사는 미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와 본회의 인준을 통과하면 종신직 연방판사에 임명된다.
리 변호사는 1960년대 독일에 파견된 광원인 아버지 이선구 씨와 간호사인 이화자 씨의 3남 중 장남.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귀국하면서 생후 3개월부터 5세까지는 한국에서 할머니 손에 자랐다. 리 변호사 부모는 그가 5세 때인 1970년대 초 미국 시카고로 이민해 현재 시카고 북서부 교외에서 살고 있다. 시카고에서 초등학교와 중고교를 다닌 리 씨는 하버드대 학부(1989년 졸업)와 하버드 로스쿨(1992년 졸업)을 각각 우등 졸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버드 로스쿨을 1991년 졸업했다.
리 씨는 로스쿨 졸업 후 미 법무부 환경자원국에서 법정변호사로 일했고 법무부장관 특별보좌관을 거쳐 1994년부터 시카고 대형 로펌인 ‘메이어 브라운’ ‘그리포 앤드 엘든’ 등에서 일했다. 현재 시카고 대형 로펌인 ‘프리본 앤드 피터스’에서 반독점 및 통상규제 지적재산권 등과 관련한 상업분쟁 소송 전문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 변호사를 포함해 종신 연방법원 판사 4명을 지명하면서 성명을 통해 “이들은 재능과 전문지식 및 공정성을 겸비하고 있다”며 “공직에 봉사하겠다는 의지에 감사하며 이들이 최대한 공평하게 법을 적용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 법조인들이 최고 영예로 여기는 종신 연방법원 판사는 해당 주의 연방 상원의원이 위원장을 맡는 추천위원회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금까지 이 자리에 오른 한인은 리 변호사를 제외하고 2명이다. 최초는 미 최초 아시아계 연방판사이기도 한 허버트 최(최영조·1916∼2004) 판사로 1971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 판사로 재임했다. 두 번째 한인 종신 판사는 지난해 1월 한인 여성 최초로 연방법원 판사에 임명된 캘리포니아 주 북부지법 루시 고(고혜란·42) 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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