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을 위조했다’는 누리꾼의 허위 주장으로 홍역을 치른 타블로는 “내가 음반을 낸다고 하자 사람들은 ‘센’ 뭔가를 기대했겠지만 사실 그동안 분노와 증오를 느낀 사람은 내가 아니라 (학력을 위조했다고) 논쟁을 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듣고 위로를 받으면 좋겠어요. 저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가슴 아픈 일을 겪게 되면 제 음악이 위로가 됐으면 해요.”
학력을 위조했다는 악성 루머 때문에 음악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 타블로(31)가 논란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달 초 약 2년 만의 새 앨범이자 첫 솔로앨범인 ‘열꽃’을 발표하고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타블로는 “힘든 시기를 거치며 오히려 내가 지켜줘야 할 소중한 것들과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며 “시간이 갈수록 미움과 분노도 없어지고 고마움만 남았다”고 했다. 이번에 발표한 앨범 ‘열꽃’은 ‘파트1’과 ‘파트2’로 나누어져 있는데 두 앨범은 13일 미국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 5위와 2위에 각각 올랐다. 빌보드 동일부문 차트의 상위 10위권에 두 번 이름을 올린 가수는 타블로가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8월 미 스탠퍼드대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던 인터넷 카페 ‘타진요’ 운영자와 회원 22명을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타블로의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다음 달 16일 ‘타진요’ 회원에 대한 공판이 열린다.
“차라리 저여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저보다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견뎠을까 싶거든요. 그리고 제가 분노와 미움을 (깊게) 느낀 건 아니에요. 사실 분노와 증오를 느낀 사람들은 제가 아니라 논쟁을 한 사람들이었죠.”
미국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 2위와 5위에 타블로의 새 앨범 ‘열꽃’(Fever's End) 파트2와 파트1이 각각 나란히 올라와 있다.인기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미국 명문대를 나온 ‘엄친아’에서 ‘학력 위조범’으로 전락한 그에게 버팀목이 된 건 아내인 배우 강혜정과 딸이었다. 앨범 제목 ‘열꽃’은 올해 초 열병을 앓던 딸이 온몸에 열꽃이 핀 뒤 나았던 경험에서 따왔다. “아픔이 극에 달할 때 피는 열꽃이 어쩌면 곧 끝나간다는 신호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타블로는 “사랑받았을 땐 이기적이었는데 뭔가 빼앗겨보니 지켜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지금은 행복하다”고 했다. 몹쓸 루머로 받은 상처가 말끔히 나은 걸까. “치유는 다치기 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인데 그건 아니에요. 저의 한 부분은 영영 사라진 건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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