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환경-경제동아리 200% 활용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5일 03시 00분


국형주, 경제동아리 보고서를 포트폴리오로
이지선, 환경동아리-학생회 활동 연계

고교 시절 자기 주도적으로 작성한 경제관련 보고서를 포트폴리오로 기록한 서울대 경영학과 1학년 국형주 씨.
고교 시절 자기 주도적으로 작성한 경제관련 보고서를 포트폴리오로 기록한 서울대 경영학과 1학년 국형주 씨.
《경제 및 환경동아리가 뜨면서 유행처럼 번지는 이들 동아리 활동에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시작이 만만치 않다. 고교생 수준에서 서로 다른 학문 분야를 융합하는 일은 물론이고 ‘이론과 체험’, ‘사회이슈와 봉사활동’을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권영신 성균관대 책임 입학사정관은 “비교과 활동이 중요해져 수험생들이 너도나도 동아리를 개설하는데,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여기 경제·환경 동아리활동을 통해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선배 두 명이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1학년 국형주 씨(19)와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1학년 이지선 씨(19)가 그 주인공. 이들에게서 경제·환경동아리 활동을 대입에 200% 활용하는 노하우를 들어보자.》

○ 자기 주도적으로 활동하라

경기 고양외고를 졸업한 국 씨는 작년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으로 서울대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국 씨는 고2 때 경제경영동아리 ‘아메바’(AMEBA)를 만든 창립멤버.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관심 있었던 경제·경영을 연구하는 동아리를 친구들과 만들어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시작점이었다.

국 씨가 가장 공들였던 활동은 개별 보고서 작성. ‘청소년이 이용하는 노래방의 실태’를 주제로 노래방의 이용요금, 요금계산법 등을 알아보며 보고서를 작성했다. 서울대의 경우 대입 자기소개서에는 고등학교 때의 활동 5가지를 적는 공간이 있다. 국 씨는 ‘아메바’ 활동을 그중 하나로 기입했고, 특히 보고서 작성 부분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보고서 원문도 포트폴리오로 제출했다.

국 씨는 “개별 보고서를 특별히 강조한 이유는 동아리 활동을 자율적으로 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였다”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관심 분야에 자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합격의 열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외부 활동과 연계하면 금상첨화

동아리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모습에다 ‘플러스알파’를 노린다면 이런 동아리활동을 학생회나 봉사활동 같은 외부활동과 연계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만하다.

이 씨는 경기 문산여고의 환경동아리 ‘해바라기’에서의 활동을 어필해 이화여대 수시모집 지역우수인재전형에 합격했다. 이 씨는 고등학교 2학년 2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학생회장이었다. 학생회활동과 동아리활동을 동시에 하던 이 씨는 고민이 생겼다. ‘환경동아리활동을 학교 전체에 퍼뜨릴 수는 없을까?’

그는 추진력을 발휘했다. 학생들을 모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에너지 도우미’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교내에서 전력이 낭비되는 요소들을 부문별로 파악해 해당 요소별로 에너지 절약을 책임지는 학생을 학생회가 ‘에너지 도우미’로 임명하는 것.

학생회는 매주 수요일을 ‘에너지 절약의 날’로 정해 에너지 도우미들이 활동보고를 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또 아침마다 학교 앞 사거리에서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합시다’란 팻말을 들고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창의적 활동 연계는 대입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씨는 “특정 동아리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학교전체로 확산시키니 참여 학생이 더 많아지면서 결과적으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 원하는 진로 정해 ‘스토리’ 만들기

국 씨는 자신이 ‘경영학과에 가야만 하는 이유’에 대한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등학교 내내 이른바 ‘일관된 스토리’를 만들었다. 경제경영동아리활동 사실을 경영학과에 진학해야만 하는 ‘절실한’ 이유로 어필한 것이다. 서울대 자기소개서에 ‘인상 깊게 읽은 책 3권’을 기입하는 난에도 국 씨는 ‘경제학 콘서트’, ‘나쁜 사마리아인들’ 같은 경제·경영서적을 사례로 들면서 이들 서적을 평소 고교 동아리활동의 일환으로 읽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국 씨는 “수시전형의 경우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의 성적 이상으로 해당 학생이 전공에 평소 얼마만큼의 애정과 열정을 갖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면서 “희망하는 전공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고교시절 끊임없이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씨도 마찬가지다. 과학교육과를 지망할 때 그가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운 건 고교 동아리활동이었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환경을 탐사·보전하는 과학교사가 되고 싶다’는 내용을 작성하고 면접을 보았다. 과학교사가 되고픈 꿈은 그의 고교 동아리활동을 통해 잉태된 것이었다.

동아리 활동으로 학교 인근 비무장지대(DMZ) 탐사를 종종 갔다. 50년 넘게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야생화도 관찰하고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도 목격했다. 직접 눈으로 보니 ‘내가 이 청정의 환경을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이 불끈 솟았다. 환경보호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급식을 남기지 않고 먹어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매주 수요일을 ‘에코그린데이’로 선정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 씨는 대입 면접에서 고교시절 내내 동아리활동을 통해 환경에 대해 고민한 수많은 내용들을 효과적으로 설명했다.

이 씨는 “환경은 인문계·자연계 상관없이 학생 모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면서 “오히려 인문계 학생이 환경에 관심을 두고 동아리활동을 하면 대입에서 ‘인문계 학생임에도 관심과 탐구의 폭이 매우 넓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승주 기자 canta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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