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야, 돈 내놔”에서 이젠 “스마트폰 내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5일 03시 00분


귀갓길 중고생 대상 갈취… 중고폰 팔아넘긴 3명 적발

“야 거기 너네, 이리와 봐.”

2일 저녁 귀가하던 박모 군(17)과 신모 군(17)을 오모 씨(20)가 불러 세웠다. 짧은 머리에 다부진 체격의 오 씨는 둘을 으슥한 골목길로 데려가 다짜고짜 뺨을 5대씩 때렸다. 친구 조모 씨(20) 김모 씨(20)도 가세해 “왜 째려보냐”며 윽박질렀다. 조 씨는 왼쪽 팔뚝에 새긴 잉어 문신을 보여주며 “좋게 말로 할 때 갖고 있는 스마트폰 내놔”라고 했다. 겁에 질린 박 군과 신 군은 쓰던 최신 스마트폰을 건넸다.

특별한 직업 없이 PC방을 전전해 오던 이들은 9월부터 최근까지 용돈이 필요할 때마다 서울 시내를 돌며 10대 청소년을 ‘사냥’했다. 현금 대신 비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들은 빼앗은 스마트폰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려 대당 15만∼35만 원에 팔았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오 씨와 조 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하고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경찰은 찜질방에서 잠자는 손님의 스마트폰을 훔친 10대와 손님이 택시 안에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돌려주지 않고 팔아넘긴 택시운전사, 이들로부터 스마트폰을 사들여 팔아넘긴 장물업자 등 72명도 검거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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