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인사태풍이 예고됐다. 김형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7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의 오찬 모임에서 “내년 2, 3월경 고위직 인사를 비롯해 자리 이동이 많을 것”이라며 “승진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승진 인사’를 언급한 것은 현재 1, 2급 주요 간부를 용퇴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박원순 시장은 2일 정례간부회의에서 ‘인사 6대 원칙’을 밝히며 정기 인사 전까지 자리 이동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올해 말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는 소규모 보직이동만 하고 실질적으로 박원순호(號)의 일꾼이 될 1, 2급 주요 간부 인사는 내년 초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 1급 간부는 기획조정실장,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경제진흥본부장, 도시교통본부장, 도시안전본부장, 주택본부장 등 6자리(별정직 제외)다. 이날 김 부시장은 “공무원에게 수평적 이동은 의미가 없다”며 고위직 승진 인사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다른 요소는 없고 능력 위주로 인사하겠다는 원칙만 있을 뿐 전임 시장에 대한 충성도는 고려 대상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년 초 인사에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임명할 수 있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농수산물공사, SH공사, 시설관리공단 같은 투자기관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서울의료원 등 11개 출연기관장 인사가 포함될지도 관심이다. 시 관계자는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주요 인사를 아직 바꾸지 않은 것을 보면 코드보다는 능력을 보겠다는 뜻 같다”며 “정치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박 시장의 철학을 잘 이해해 시정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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