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알게 모르게 상당히 심한 편이다. 일부 고3 학생들은 “3이란 숫자가 제일 싫고 삼자가 들어가는 삼치, 인삼 등등은 죽어도 먹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물론 그때뿐인 일시적인 현상이겠지만 ‘고3’이 주는 압박감은 ‘대학간판’을 중요시 여기는 우리 사회에서 정말 상당하다.
그래서일까. 흔히 대학 입시로 통하는 내신, 수능, 논술이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불렸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가 더 추가됐다. 입학사정관제. 비로소 ‘죽음의 사각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학생 때 경험한 각종 이력. 즉 사회봉사, 자격증, 특출난 이력 등으로 입학사정관제도에 의해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인터넷을 통해 영향력을 발산하며 파워블로거로 성장했거나 고등학생 창업으로 벤처를 이뤄낸 이력도 입학사정관제에 의해 점수를 받아 합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학교 성적을 바탕으로 한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 그리고 대학별로 변별력을 평가하는 논술, 게다가 이제는 공부 외적인 능력까지 갖추어야 하는 입학사정관제까지 이들을 통틀어 ‘고3 죽음의 사각형’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이다.
‘죽음의 사각형’이라는 신조어에 대해 고3 수험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내년에 고3이 되는 수험생들은 “고3을 표현하는 수식어야 많지만 갈수록 험난한 제도들 때문에 학생다운 시절을 보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수험생들은 “그렇게 표현해 주지 않아도 현실로 맞이하는 우리는 기분 별로다”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또 이러한 의견까지 나온다.
“여러가지 개선이 이뤄져야 겠지만 대학 입학을 모두 시키고 졸업을 어렵게 만들면 사회적으로 생길 수 있는 고3의 부작용이 많이 없어질 수 있다. 고3 학생들이 전부 대학에 들어가면 등록금은 자연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데다 대학입시로 인해 중요한 시기를 예민하게 보내면서 끔찍한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막을 수 있다”
이런 의견에 동참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고3을 너무 시험에 매달리다 보니 지치게 되고 정말 이상한 생각을 한 번쯤은 거의 하게 된다. 게다가 대학가서 흥청망청 보내는 시간을 졸업에 매달리면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고 취업 걱정도 덜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보태졌다.
어찌됐든 ‘고3 수험생’들이 느끼는 여러가지 의견이지만 제도 개선으로 행해질 수 있는 구조적인 부분이 있다면 갈수록 늘어나게 되는 ‘고3’에 대한 압박을 한결 줄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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