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계시지만 현재 교육감은 곽노현 아닙니까. 교육감 면회 왜 안 하셨습니까. 꼭 하시기 바랍니다.”(무소속 최보선 의원)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21일 시작됐다. 원래는 공보담당관 감사담당관 총무과 기획조정실을 대상으로 질의하는 날이지만 진보 성향의 의원들은 이 권한대행에게 날선 질문을 이어갔다.
시의회 교육위원회(15명)는 민주당 소속 6명 등 진보성향 의원이 절대 다수다. 한나라당 소속은 1명이다. 의원들은 이 권한대행에게 곽 교육감의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최홍이 의원은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고교선택제 등 서울교육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길 바란다”고 입을 열었다. 다른 의원들의 발언도 질의라기보다는 요구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곽 교육감의 정책을 대신하는 분이시죠? 그럼 곽 교육감이 직을 상실하기 전까지 부교육감님은 교육감의 정책을 수행하는 게 맞죠? 곽 교육감의 정책이 압축된 서울교육 지표(소통하고 배려하는 창의적인 민주시민 육성)를 유념해 주세요.”(민주당 김종욱 의원)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거라면 취임 때 현충원이 아닌 면회를 먼저 가셔야죠. 대행은 대행일 뿐입니다. 곽 교육감의 의지에 반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무소속 김형태 의원)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자 한학수 의원(무소속)이 갑자기 “국가의 부름을 받고 온 건데, 자꾸 흠집을 내서 뭐가 달라지겠냐. 제발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는 행정감사를 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권한대행은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그는 “기존 정책을 그대로 가져가되 학생인권조례나 고교선택제 등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은 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 부교육감으로 와서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건 권한을 벗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정감사에 대해 교육청 내부에서 많은 의견이 오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행정감사가 날을 세우는 쪽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지만 이 권한대행이 너무 약하게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권한대행 스스로도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곽 교육감에 대한 1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정책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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