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경상감영공원서 20일 전통행렬 재현 행사
市 “시민-관광객 같이 즐기는 프로그램 내년 마련”
20일 오후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 주변 도심에서 경상도 관찰사가 대구를 순찰하는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의 역사와 전통을 잘 보여주는 멋진 모습이에요. 시내에서 자주 봤으면 좋겠네요.” 20일 오후 대구 중구 시청 사거리. 경상도 관찰사가 대구(달구벌)를 순찰하는 행렬을 본 박수현 씨(52·수성구 만촌동)는 “대구에 경상감영(경상도 관찰사가 근무하던 관청)이 있었다는 것은 알지만 오늘 재현 행사를 보니 실감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뿐만 아니라 이날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경상감영은 1601년(선조 34년)부터 1910년 폐지될 때까지 300여 년 동안 경상도 관찰사 253명이 근무했던 유서 깊은 곳이다. 조선 8도 행정구역이 도입되면서 처음 경북 상주시에 설치됐던 것을 대구로 옮겼다. 당시 경상도 관찰사는 지금의 대구와 경북 부산 경남 울산 등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의 행정 최고책임자였다. 대구를 영남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의 중심지라고 하는 이유도 경상감영 때문이다.
이후 1965년까지 경북도청 청사로 사용하다 도청이 북구 산격동으로 이전한 뒤 1970년 공원으로 바뀌었다. 대구 중심부에 있어 중앙공원으로 불리다 1997년 경상감영공원이란 이름을 얻었다. 1만6500m²(약 5000평) 크기의 경상감영공원에는 경상도 관찰사 집무실인 선화당(대구유형문화재 1호)과 관찰사 숙소인 징청각(대구유형문화재 2호) 등이 있다.
대구시는 5년 전부터 4∼10월 토요일 경상감영공원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봄가을에는 공원 부근 도심에서 관찰사 행렬을 재현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 행사를 확대해 연중 시민과 관광객이 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 때문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 교토에서 온 50대 부부는 이 행렬을 보고 “대구에 자주 오지만 이번에 처음 이 행사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대구에 오면 늘 경상도 관찰사 행렬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내년부터 경상도 관찰사와 관련된 행사를 다양하게 추진하기 위해 국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삼룡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영남지방에서 관찰사 행렬은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움직이는 관광상품”이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에서 경상감영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년에 꼭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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