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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결혼식에 칠순잔치까지…조폭 ‘과시용’ 행사, 경찰 감시 강화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1-11-23 13:01
2011년 11월 23일 13시 01분
입력
2011-11-23 08:43
2011년 11월 23일 0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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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찰이 연말연시를 앞두고 갑자기 바빠졌다.
23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청주에서는 결혼식과 칠순잔치 등 조폭들이 무더기로 모여 세를 과시할 수 있는 소위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인 20일 비관리 대상이기는 하지만 40대 조폭의 결혼식이 청주 외곽의 한 호텔에서 있었는가 하면 조폭 2명의 부모 칠순잔치가 시내의 한정식 식당 등에서 각각 치러졌다.
이 때문에 관할 경찰서 형사팀과 강력팀, 충북경찰청 광역수사대 등 형사 20~30명씩 행사장에 나가 이들의 동태를 살피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90도 인사'를 하거나 '도열' 하고 '형님 용어'를 사용하는 등 시민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는 언행을 할 경우 모조리 처벌하겠다고 미리 경고했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선제적 예방책을 취하고 나선 것이다.
행사장마다 형사들이 배치되면서 다행히 세를 과시하는 행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 행사장에서는 인사를 하려는 후배를 본 선배 조폭이 손사래를 치며 황급히 자리를 피해버리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충북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형사들이 배치된 덕분인지는 몰라도 북적북적하긴 했지만 여느 결혼식, 칠순잔치와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조폭 탈퇴서를 제출한 조폭들이 행사장에 참석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올해 3월부터 '특별정화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조폭 척결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며 도내 9개파 265명의 조폭 중 절반이 넘는 147명(55.5%)으로부터 단체를 탈퇴하겠다는 다짐서를 받았다.
당시 충북경찰은 탈퇴 다짐서를 낸 조폭에게는 1년 뒤 활동을 청산했다고 판단되면 관리대상에서 삭제하겠다는 '선물'을 줬고 이를 거부한 조폭에게는 집중적인 내사로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엄벌하겠다고 공언했다.
'조폭과의 전쟁' 선포 후 경찰의 감시가 강화되자 일부 조폭들은 행사를 취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주말에는 다행히 결혼식이나 생일잔치 등 예정된 행사는 없지만 연말연시를 앞두고 송·신년회 등 행사가 줄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은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를 사전에 파악해 조폭들의 활동 여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면서 "세를 과시하는 언행을 할 경우 경범죄처벌법상 과태료를 부과하고 사안이 중하다면 입건해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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