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과대광고나 사기성 상술에 속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임상빈 씨(72·경북 경주시 중부동)는 최근 경로당에서 경제 교육을 받고 ‘똑똑한 소비자’가 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3일 “노인을 상대로 한 방문판매 사기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나와 비슷한 노인들이 피해를 본 사례를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지난해부터 노인 소비자 물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열고 있는 경로당 순회 경제교육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 4581회를 열어 노인 8만6181명이 이 교육을 받았을 정도. 경북도가 양성한 전문강사 30여 명이 하루에 경로당 3곳을 돌면서 진행한다. 지금까지 경북지역 경로당 40%가량을 찾았다. 경로당을 찾는 것은 방문판매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소비자 교육은 노인을 위한 맞춤형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웃 노인들이 당한 소비자 피해 사례를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줘 이해하기 쉽다. 사은품이나 무료 관광에 넘어가지 말고 물건을 구입할 뜻이 없으면 받더라도 뜯어보지 말 것을 당부하는 등 주의사항 10여 가지를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교육한다. 강수현 경북도 소비자보호센터 상담실장은 “농어촌에 노인 인구가 늘면서 이런 교육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며 “내년에는 전화 당첨사기 피해 사례를 집중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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