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26개 자율형사립고의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 11개교가 미달됐다. 특히 동양고는 지원자가 0명인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정부가 자율고를 과다 지정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율고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자율고의 평균 경쟁률은 1.26 대 1로 지난해 최초 모집(1.44 대 1) 때보다 줄었다. 지원율 미달 학교는 지난해 13곳에서 11곳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원자가 0명인 학교가 처음 나왔다. 280명을 모집하는 동양고는 이날 오전까지 35명이 지원했지만 일부 학부모가 낮은 지원율을 확인하고 접수 철회를 요구했다.
동양고 등 모집정원 미달 학교는 1차로 12월 1, 2일, 2차로 내년 1월 10, 11일에 추가 모집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원자 0명 사태가 벌어진 동양고는 추가 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동양고는 지난해 3월 특성화고에서 인문계로 전환했고, 곧바로 자율고 전환 신청을 냈다. 강서 유일의 자율고로 변혁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지난해에도 0.29 대 1로 미달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름을 바꾸는 등 이미지를 개선하지 않고 무리하게 자율고로 전환한 것 같다. 주변이 다 임대아파트라 일반고의 3배인 등록금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동양고부터 시작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율고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자율형사립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규칙’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신입생 충원 기준(6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학교법인이 자율고 지정 취소를 원하는 경우 ‘학교운영 정상화 지원대상’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1년간 재정 지원을 받으며 다음 해에 또 충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지정 취소를 원하는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자율고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기존 명문고들만 올해 지원율이 높았으며 미달된 학교 중 10곳은 지난해에도 미달됐다”며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 100개 설립 목표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지정한 게 문제로 지적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원서접수를 마감한 외고의 평균 경쟁률은 1.49 대 1로 지난해(1.38 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2009년 3.08 대 1이던 것보단 여전히 낮은 수치지만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 2년차에 접어들면서 지원자의 불안감이 약간 해소된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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