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장기이식 목타는 이들 노린 악마의 중개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장기매매 알선 40대 기소

간경화로 입원 치료를 받던 시누이를 지켜보던 주부 임모 씨(57)는 간을 이식해줄 사람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 그러다 사업가 박모 씨(45)를 통하면 기증자를 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 씨는 임 씨에게 간을 이식해줄 김모 씨를 소개하며 김 씨를 임 씨의 아들인 것처럼 꾸미기로 했다. ‘아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고모를 위해 간을 기증하는 것’으로 짠 것이다. 박 씨는 임 씨가 건넨 가족관계증명서를 컴퓨터로 스캔한 뒤 자녀란에 김 씨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었다.

지난해 5월 임 씨는 위조한 가족관계증명서를 병원에 보여주고 장기이식대상자 승인을 받았다. 임 씨 시누이의 이식수술이 성공하자 박 씨는 장기 매도자인 김 씨에게 2500만 원을 건네게 하고 자신은 알선명목으로 300만 원을 챙겼다.

박 씨는 같은 해 7월에도 장기 매매를 알선하고 500만 원을 챙겼다. 신부전증으로 투석치료를 받고 있던 매제를 위해 신장 기증자를 찾고 있던 김모 씨로부터 신장 밀매를 부탁받은 것. 박 씨는 신장을 팔 사람을 구한 뒤 이식자와 매도자가 서로 같은 직장에 다니는 동료처럼 재직증명서를 위조해 병원에 제출하게 했다. 김 씨는 신장 매도자에게 2650만 원을 사례로 줬다. 박 씨의 범행은 경남지방경찰청의 수사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오인서)는 장기를 팔며 알선료를 챙겨 온 박 씨와 주부 임 씨를 장기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돈을 받고 장기를 팔아넘긴 2명을 약식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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