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보건청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4개 병원과 자국 환자를 보내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외국 정부와 환자 유치 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중동 의료시장 진출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아부다비를 포함한 UAE 국가들이 해외로 환자를 보내는 것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간 UAE 환자 13만 명이 해외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이 가운데 아부다비 환자는 3000명. 1인당 평균 2000만 원의 진료비를 쓴다. 치료비는 전액 국가가 부담한다. 복지부는 해외에서 치료받는 아부다비 환자의 10% 정도가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지역에서 국내로 온 환자는 949명이었다. 아부다비 환자는 2009년 16명에서 2010년 54명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진료과목은 가정의학과(24.5%)가 가장 많았고 피부과(8.4%), 소아청소년과(8.3%), 내과(7.4%) 순이었다.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33만 원 수준이다. 이번 환자 유치 협약으로 중증환자가 한국에서 치료받을 가능성이 높아 평균 진료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 가족의 방문으로 의료 관광도 활성화될 수 있다.
주로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교통사고 재활 환자가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아부다비는 국민 평균 연령이 22세일 정도로 젊은 국가임에도 당뇨병 발병률은 22%에 달한다. 또 도로에 속도 제한을 두지 않아 교통사고가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한다.
복지부는 3월 UAE 보건부, 두바이 보건청, 아부다비 보건청과 보건의료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8개월 만에 환자 유치 협약이 맺어진 것. 복지부는 “UAE 관계자들이 한국 의료서비스 질이 싱가포르 태국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두 나라를 찾던 환자 상당수가 앞으로 한국으로 올 것이다”고 말했다.
12월에 첫 환자가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병원이 환자를 치료한 뒤 6개월 내에 진료비를 청구하면 아부다비 보건청이 45일 내에 원화로 지급한다. 복지부는 아부다비 보건청과 주한 UAE 대사관 내 관련 업무를 담당할 부서를 설치하기 위한 협의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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