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박모 씨(39)는 22일 오후 2시 자살을 결심했다. 배추 풍작으로 가격이 급락하면서 큰 손해를 보는 등 계속된 사업 실패와 아버지와의 불화 때문이었다. 2만 원어치 천을 구입해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호프집에 온 박 씨는 천장에 천을 매달고 고리를 만들어 목을 넣었다. 눈을 질끈 감고 올라서 있던 의자에서 뛰어내렸다. 그러나 140kg이나 되는 박 씨의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천이 끊어져 버렸다. 다시 천을 몇 겹으로 감아 뛰어내렸지만 천은 또 끊어졌다.
박 씨는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박 씨는 연탄 하나를 사서 호프집 가스레인지에 올려 놓고 불을 붙였다. 일산화탄소에 몽롱해지려는 순간 일찍 출근한 직원이 가게로 들어왔다. 박 씨는 급히 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처치를 받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박 씨는 몰래 병원을 빠져나와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몸을 실었다.
오후 8시 40분경 박 씨는 서울 성동구 성내동 한 주택가에서 번개탄을 사와 차 안에서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러나 가스가 차오르기도 전에 불이 차 시트로 옮아붙자 열기를 견디지 못한 박 씨는 차를 빠져나오고 말았다. 차에 불이 난 것을 목격한 주민들의 신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하고 박 씨는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이날 박 씨를 실화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는 처음에 굉장히 우울해했지만 ‘끝까지 살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설득하자 나중에는 웃음을 되찾았다”며 “박 씨가 ‘자살 시도를 후회한다. 앞으로 열심히 살아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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