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어선 ‘쌍타망’ 앞세워 서해 싹쓸이

中어선 1700척중 절반 가량中당국, 한국 규제요구 거부

두 척이 함께 조업을 하는 쌍타망은 불법조업 중국 어선들 중 가장 많이 적발되고 있다. 쌍타망은 한국 쌍끌이 어선(쌍끌이 기선저인망)과 같아 어종을 가리지 않고 어획이 가능하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불법조업 중국 어선 가운데 가장 많이 적발된 것은 ‘쌍타망’이다. 대형어선(145∼220t 이상) 두 척이 함께 수면에서 해저까지 닿는 그물을 끌고 가며 어획을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쌍끌이 어선(쌍끌이 기선저인망)이라고 불린다. 어종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잡는 방식이다.

올해 한국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합법적으로 조업을 허가받은 중국어선 1700척 가운데 쌍타망은 840척에 이른다. 허가된 어획량은 4만1862t이지만 실제 잡는 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운데 36척은 220t 이상인 대형이다.

쌍타망은 허가받은 척수와 어획량이 가장 크지만 해경에 나포된 어선도 가장 많아 불법조업의 주범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어선이 영해와 달리 EEZ에서는 불법으로 조업하다 적발돼도 물고기를 압수당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불법 어획량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가 “쌍타망 불법조업이 많은 만큼 쌍타망 어선의 수를 줄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국 측은 “전통적인 어업 방식이라 줄이기가 힘들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타망 다음으로는 물고기 떼가 지나는 길목에 치는 유망(자망)을 사용한 불법조업이 많이 적발되고 있다. 허가된 규모는 유망 713척(15∼90t)에 물고기 8128t으로 조기, 민어, 꽁치, 새우 등으로 제한돼 있다.

어민들은 한국 쌍끌이 어선의 한 해 평균 어획량이 30억∼50억 원어치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쌍타망 어선의 어획량은 연평균 15억∼20억 원어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다수의 중국어선이 아직 영세하지만 최근에는 선주 한 명이 여러 척의 대형어선을 보유하는 등 기업화 현대화되는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