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학]귀농·공연기획·외식경영… 트렌드에 꼭 맞는 학과에서 꿈 이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30일 03시 00분


교육부 인가 21곳 신입생 모집

《대부분의 사이버대가 내년 신입생을 12월부터 모집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분야를 배울 수 있는데다 학사학위는 물론 석사 학위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이 사이버대의 강점. 직장인의 재교육이나 취업 또는 자격능 취득을 위한 교육기관의 성격이 강해서 실용적인 학과가 많다. 일반 대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색학과도 많다.등록금도 일반 대학의 20~30% 수준에 불과해 학생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고졸자라면 누구나 지원가능

교육과학기술부가 인가한 사이버대는 올해부터 문을 여는 건양사이버대를 포함해 21곳이다. 설립근거에 따라 구분하면 고등교육법상 사이버대는 19곳, 평생교육법상 평생교육시설은 2곳이다. 두개 유형 모두 학위를 받을 수 있지만 사이버대는 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고 해외대학과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학위과정별로 구분하면 4년제 대학과 마찬가지로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곳이 18곳이다. 전문대처럼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 곳이 3곳(세계사이버대 영진사이버대 한국복지사이버대)이다. 학사학위를 받는 곳은 4년제,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 곳은 3년제다.

고교 또는 전문대를 졸업한 직장인이 주요 입학대상이라 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고교 내신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고교 졸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논술고사 또는 적성검사 같은 ‘필수전형요소’와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같은 ‘기타전형요소’를 종합해 선발한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북한이탈주민, 장애 및 정신지체 특별교육요구자는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선발인원은 약 8000명으로 전체의 14.5% 정도다.

정시모집기간은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다. 모집인원을 다 채우지 못하면 내년 2월 22일까지 2, 3차 추가모집을 한다. 대학별 전형요소는 대학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차별화된 이색학과, 교육과정이 강점

사이버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취업과 이직에 도움이 되는 학과를 원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대학들은 최근의 사회 트렌드에 맞춘 학과를 많이 개설하고 있다.

국제사이버대는 내년에 ‘웰빙귀농학과’를 개설한다. 도시근로자의 귀농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다. 한국복지사이버대는 독도 전문가를 배출하겠다며 ‘독도학과’를 개설한다.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최근에는 문화·예술과 관련한 학과가 주목을 받는다. 경희사이버대의 문화예술경영학과는 공연기획자, 공연컨설턴트, 전시회 학예사가 되려는 사람을 위한 학과다. 준학예사나 무대예술전문인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수업도 있다.

영어 등 외국어를 가르치는 학과도 있지만 일반 대학보다는 실용성에 더 무게를 둔다. 예를 들어 고려사이버대의 아동영어학과는 국제화 시대에 맞춰 유아와 초등학생에게 효과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을 교육한다. 재학 중에 어린이 영어지도사 자격, 영어독서지도사 자격,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하도록 도와준다.

사이버한국외대는 ‘외국어특성화’ 대학답게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학부가 주요 학부다. 해외 대학과 연계된 교육과정이 특징으로 번역사 자격증이나 지도사 자격증,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자격증을 따도록 지도한다.

외식산업에 집중하는 경희사이버대의 외식농수산경영학과, 세종사이버대의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의 호텔외식경영학과가 있다.

○온라인 석사, 다양한 분야로 확대

온라인으로 석사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는 사이버대학원도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4개 대학에만 대학원이 있었지만 올해에 3개 대학이 새로 대학원을 개설해 7개 대학에 13개 대학원이 운영된다.

새로 개설된 대학원은 대구사이버대의 휴먼케어대학원, 사이버한국외국어대의 테솔(TESOL)대학원, 세종사이버대의 세종대학원, 한양사이버대의 교육정보대학원과 디자인대학원 등 5개다.

대학원 중에서는 자격증 취득이나 취업에서 성과를 내기 쉬운 복지 분야의 인기가 높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개설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사이버대학원을 개설한 한양사이버대는 정보기술(IT) 전공의 지원율이 높은 편이다. 경희사이버대는 글로벌한국학 전공에 지원자가 몰린다. 사이버대학원 지원자도 대부분 직장인이다. 사이버대 관계자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사 직원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재직자가 많다.

최근에는 사이버대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스마트러닝’을 앞다퉈 도입하면서 온라인 학위 취득이 더욱 쉬워졌다. 서울사이버대의 경우 강의 수강은 물론 다양한 학사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스마트러닝을 도입했다. 전체 강의 콘텐츠의 50% 정도는 모바일기기로 학습할 수 있다.

○뒤늦게 꿈을 이루고 싶다면 사이버대로

사이버대 학생들은 “학교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서울사이버대에 재학중인 정동희(42) 이예경(41·여)씨 부부가 대표적이다.

정 씨는 명문대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 다니다가 2005년 한쪽 눈의 시력을 갑자기 잃었다. 다른 눈도 희미하게만 볼 수 있을 정도로 나빠졌다.

장애인이 되자 회사를 10년 만에 그만두면서 무력감에 빠졌지만 교회에서 상담강좌에 우연히 참여한 뒤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아내인 이 씨는 “상담을 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상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상담자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이 정 씨에게 생겼다.

부부는 2010년 서울사이버대 가족상담학과에 함께 입학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남편이 일반 대학에 다니기는 쉽지 않아서다. 정 씨는 “수업을 듣는 내내 상담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의 내용에 교수님의 풍부한 경험이 배어있었다”고 말했다.

배우 권오중 씨(40)도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사이버대 휴먼복지대학원에 입학했다. 난치병 환자를 돕는 그는 “더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해진 업무시간이 없는 직업이라 사이버대가 제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대에서 얼마든지 학위를 취득할 수 있지만 중도포기하지 않으려면 의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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