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수능점수 분석]전과목 만점자 30명… 언수외 3개 영역 만점은 171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30일 03시 00분


예고된 변별력 실패… 상위권들 “어느 대학으로 가나” 우왕좌왕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쉽게 나와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지고 만점자가 늘어났다. 그러나 교육 당국이 수차례 공언한 ‘영역별 만점자 1%’ 목표는 수리‘나’를 제외하고는 지켜지지 않아 쉬운 수능을 믿었던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혼선을 주게 됐다.

○ 영역별 난도 들쭉날쭉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9일 발표한 채점 결과 및 분석 자료를 보면 만점자 비율은 △언어 0.28% △수리‘가’ 0.31% △수리‘나’ 0.97% △외국어 2.67%로 영역별로 크게 달랐다. 언어와 수리‘가’는 어려웠고 외국어는 지나치게 쉬웠다는 얘기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 137점 △수리‘가’ 139점 △수리‘나’ 138점 △외국어 130점으로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문제가 어려울수록 최고점이 올라간다.

수리‘가’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14점 낮아졌고 수리‘나’는 11점, 외국어는 12점 낮아졌다. 그러나 언어는 지난해보다 3점 낮아지는 데 그쳤고 2010학년도 수능과 비교하면 오히려 3점이 높아져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 상위권 동점자 많아질 듯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짐에 따라 상위권에서는 동점자가 크게 늘어난다. 수리‘나’를 예로 들면 올해는 135∼138점 안에 들어간 2만1823명이 1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139∼147점을 받은 2만180명이 1등급이었다.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의 점수구간이 9개에서 4개로 줄었으니 동점자가 많음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외국어영역에서 더욱 심하다. 지난해 외국어영역 1등급은 132∼142점으로 모두 11개 점수 구간이 있었다. 올해는 1등급이 128∼130점으로 단 3개의 점수 구간뿐이다. 만점 또는 1문제만 틀린 수험생이 4만1662명이나 됐다. 2개를 틀리면 2등급으로 떨어진다.

김영일 김영일교육컨설팅 대표는 “상위권 학생은 지원하는 학과의 경쟁률에 따라 높은 점수를 받아도 떨어질 수 있다. 하향 지원이 많아지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학, 학과의 입학가능 점수대도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능을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대입 전형에서 수능 의존도가 낮아졌고 3개 영역 만점자가 모의평가보다 줄었기 때문에 최상위권 변별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언어 수리 외국어 등 3개 영역 만점자는 지난해 11명이었지만 올해는 171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6월 모의평가(733명)와 9월 모의평가(336명)보다는 줄었다. 언수외 3개 영역과 탐구영역에서 2과목 이상이 만점인 수험생은 82명이고, 이 중에서 언수외와 탐구영역 3개 과목이 모두 만점인 수험생은 30명이다.

○ “만점자 1% 달성 실패 차라리 다행”

전문가들은 영역별 만점자 1%를 달성하지 못한 게 차라리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안연근 서울 송파구 잠실여고 진학담당 교사는 “외국어 1등급이 6% 이상인 상황에서 언어 수리마저 쉬웠다면 진학지도를 하기가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쉬운 수능으로 학습 부담은 줄어들지만 진학 부담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영역별 만점자 1%도 예견된 실패였다는 지적이 많다. 평가원은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외국어영역 만점자가 1%를 밑돌자 실제 수능에선 쉽게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외국어영역이 너무 쉽게 나온 이유다. 수치화된 목표를 맞추려다 보니 난도가 널뛰기를 한 셈이다.

외국어영역의 변별력이 특히 낮은 상황에서 인문계 수험생에게는 언어영역, 자연계 수험생에게는 수리‘가’ 성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언어영역은 1등급의 점수 구간이 7개고, 수리‘가’는 10개로 다른 영역에 비해 변별력을 갖는 편이다.

작년보다 수리‘가’ 응시자는 9358명 늘었고 과학탐구 응시자는 1만325명 늘었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자연계열 수험생의 경쟁이 예년보다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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