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향상도 1위 및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제로로 만든 학교에는 교사의 땀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
충남 보령의 대천여고는 전국에서 수학 향상도가 가장 높고 영어 향상도는 5위다. 시내 2개뿐인 일반계고 중 하나지만 우수 학생들은 다른 지역의 특목고나 공주 및 천안 같은 도시로 빠져나갔다.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인근 홍성군 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황의호 교장은 “우수한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게 학력을 높여야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가 절반이나 됐지만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쳐 성적을 올리자는 취지에는 모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신입생이 입학하자 진단평가를 자체적으로 치러 학력미달 학생을 찾아냈다. 그때부터 미달 학생들은 휴일인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교사의 지도를 받았다. 필요하다면 일요일에도 나와야 했다.
특히 수학 교사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매일 오후 10시 반까지 방과후 수업을 하고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아이들이 제출한 질문지를 해결했다. 야간 수업이 끝나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을 찾아가 질문을 받았다.
대천여고는 정부가 지정한 ‘사교육 없는 학교’로 1년에 1억 원을, 보령시의 ‘인재육성 특성화 교육사업’으로 2억 원을 지원받는다. 재정이 넉넉해지니 방과후 수업에서 질 높은 강사를 초빙하고, 학생수 5, 6명의 소규모 강좌도 개설할 수 있었다.
부산 천가초등학교는 올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0%였다. 2008년에는 17.39%였지만 3년 만에 아예 제로(0)로 만들었다.
천가초가 있는 부산 강서구 성북동은 지난해 거가대교가 개통하기 전까지 섬이었다. 전교생은 58명. 이 중 조손, 한부모, 다문화가정 자녀가 15명이다. 부모가 없거나 부양능력이 없어 학교 인근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진 학생도 12명이나 된다. 가정의 지원을 받지 못해 전반적으로 학력 수준이 낮았던 것이다.
김해청 교장은 2009년 3월 부임한 뒤 충격적인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보고 두 가지 형태의 공부방을 도입했다. ‘찾아오는 공부방’은 학생들이 방과 후 집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학교로 와서 오후 7시까지 교과 공부를 하는 방식이다.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찾아가는 공부방’을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과 주말 오후에 교장과 교감,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러 직접 찾아간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라 심리 및 독서치료 교사도 함께 간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