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녀 입학시키면 집 빌려드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일 03시 00분


“제주납읍초등교 살리자” 주민 돈 모아 임대주택 24가구 착공

제주의 한 마을이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임대주택 제공이라는 ‘처방’을 내놓았다.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는 납읍초등교의 학생 유치를 위해 마을에 24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1일 착공했다. 이 공동주택은 59.4m²(18평형) 규모로 보증금 200만 원, 연간 임대료 100만 원을 내면 입주가 가능하다. 필수 입주 조건으로 초등교 자녀 1명 이상을 둬야 한다. 기존 마을 주민은 안 되고 외부에서 온 사람에게만 임대한다. 공동주택 신축은 현재 학생 수 82명인 납읍초등교가 2014년 이후 60명 이하로 줄어들어 분교장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보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마을 주민 300여 명이 10만 원에서 최고 3000만 원까지 성금을 모아 공사비를 마련했다. 동창회도 힘을 보탰다.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공동주택 신축은 이번이 세 번째. 1997년 처음으로 19가구 공동주택을 지어 임대했고 2001년 또다시 12가구 공동주택을 신축해 학생을 둔 가정에 임대했다. 마을주민들은 납읍초등교의 분교장 전락을 막기 위해 ‘중장기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성금모금과 공사 추진을 맡았다.

진기택 납읍리 이장은 “납읍초등교는 마을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분교장 전락을 ‘불명예’로 생각하고 있다”며 “밭농사가 주업이기 때문에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이 들어오면 마을 주민들이 똘똘 뭉쳐 정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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