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생계형 보험사기단’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109명이 한 번에 검거되는가 하면 어린 자식까지 범행에 동원한 가족 보험사기단도 나타났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사전에 짜고 거짓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택시운전사 김모 씨(50)를 비롯해 10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대개 불법 게임장 종업원과 보도방 운영자, 택배기사, 대리운전사 등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이들은 서울 경기 일대에서 차량 2대에 4, 5명이 나눠 탄 뒤 일부러 서로 들이받아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꾸민 뒤 병원에 허위 입원하는 수법으로 보험회사를 속였다. 이들은 2005년부터 58회에 걸쳐 약 5억 원의 보험금을 받아 생활비로 썼다. 피해자가 보험금을 받아 절반을 김 씨 등 브로커에게 주면 브로커가 30%를 수수료로 챙긴 뒤 가해자에게 나눠주는 식이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범행 후 주로 입원했던 강서구의 한 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이들과 공모한 정황을 수사 중이다.
서울 용산경찰서도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상대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윤모 씨(40)를 구속하고 윤 씨의 부인 이모 씨(39)와 모친 박모 씨(61), 여동생 윤모 씨(37)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7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불법 U턴을 하거나 길가에 주차된 차를 피해 중앙선을 넘어 운전하는 차량과 교통사고를 내 32차례에 걸쳐 1억5000만 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부러 교통사고를 냈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3세 남아와 7세 여아인 자신의 자녀를 차에 태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로부터 아이들 몫으로 50만∼75만 원의 보험금을 받는 등 자식을 범죄에 이용해 보호 의무를 저버렸다”며 “보험사에 신고하지 않고 현장에서 합의금을 받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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