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의원 비서도 ‘디도스’ 조사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박희태 의장 비서 등 2명, 공씨 만나기전 함께 식사”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공모 씨(27)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시작한 직후 박희태 국회의장의 수행비서 김모 씨(30)와 2시간 동안 5차례나 집중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9일 이 사건이 경찰로부터 넘어오면 40여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특별수사팀을 꾸려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공 씨가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강모 씨(25)와 범행 전후 29차례 통화를 하면서 강 씨 외에 통화를 한 제3자는 친구 2명과 국회의장 비서 김 씨라고 7일 밝혔다. 공 씨는 선거 당일인 10월 26일 오전 7∼9시에 김 씨와 5차례 통화했다. 경찰은 선관위 홈페이지가 다운된 시간이 오전 6시 15분∼8시 32분인 만큼 이들이 디도스 공격에 대해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안부전화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단순히 안부를 묻기 위해 5번이나 통화했다는 것은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또 공 씨가 강 씨에게 선관위 공격을 지시하면서 “투표가 시작되는 6시부터 공격을 하라”고 하는 등 공격 시간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는 진술을 강 씨로부터 확보했다. 경찰은 공 씨로부터 공격 지시를 받았다는 강 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만큼 공 씨의 자백을 끌어내기 위해 신문에 능한 특수수사 인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또 디도스 공격이 이뤄지기 전날 밤 공 씨와 술자리를 가진 국회의원 전현직 비서들이 공 씨를 만나기 전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비서 김모 씨(34)를 만났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희태 국회의장의 수행비서 김 씨와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의 전 비서 박모 씨(35)는 10월 25일 오후 7시경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김 씨를 만나 2시간 반가량 저녁식사를 했다. 경찰은 저녁 식사가 끝나기 전인 오후 9시경 김 씨가 공 씨에게 술자리에 오라는 연락을 한 점으로 미뤄 이들 3명이 선관위 공격에 대해 사전 모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두 김 씨를 불러 조사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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