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학군단(ROTC) 후보생들이 8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교내 대강당에서 열린 창설식에서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경례하고 있다. 7.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30명이 선발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성이 경험하지 못하는 일을 하며 자신감을 기르겠습니다!” “여성의 장점을 살려 소대원에게 먼저 말 걸 수 있는 소대장이 되겠습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성신여대에서 8일 오후 열린 제218 학군단(ROTC) 창설식. 후보생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김한선 학생군사학교장에게 ‘충성’을 외치는 목소리도 우렁찼다.
이들은 여성 ROTC 2기다. 성신여대는 지난해 숙명여대에 이어 여대로는 두 번째로 ROTC 설치 대학으로 선정됐다. 지난달 선발된 52기 후보생은 30명. 여기에는 213명이 지원해 7.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버지와 오빠에 이어 ROTC가 된 후보생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김지원 후보생(19·스포츠레저학과 2학년)의 아버지는 국민대 학군단 25기, 오빠는 상명대 학군단 50기다. ROTC 가족인 셈이다.
김 후보생은 “오빠가 학군단 생활을 거쳐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 여성의 섬세한 면을 살려 부대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먼저 말을 거는 소대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인식 씨(47)는 “학군단에서 배운 내용들이 삶에서 큰 도움이 됐기 때문에 아들에게 먼저 학군단 입대를 적극 권유했었다. 딸에게도 ‘합격하면 운명’이라는 마음으로 지원해 보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학군단 김지원 후보생(왼쪽)은 아빠(오른쪽) 및 오빠의 뒤를 이어 학군장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후보생들은 2주 전부터 매일 오전 6시 반 학군단 체력단련장에서 달리기와 팔굽혀펴기 등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기초 군사훈련은 내년 1월 초에 받는다.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여성의 지략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군대 육성이 시작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군사지식과 외국어, 무도 등 다방면에 능하도록 교육해 최정예 장교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성신여대는 앞으로 후보생 전원에게 학기별로 등록금의 70∼100%를 지원하고 기숙사와 해외연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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