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생에 일본군 위안부 물었더니 76%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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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위안부? 일본군 특수부대 아닌가요”

‘일본군을 감시하기 위해 독립투사들이 파견한 첩보 부대.’ ‘일본 부잣집의 가정부.’

초중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지 써보라’는 질문에 대해 내놓은 답변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000회 가까이 일본대사관 앞에 나와 위안부의 실상을 알려왔지만 초중학생 대다수는 위안부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전혀 다른 의미로 인식하고 있었다.

동아일보가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초중학생(초5∼중2)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모른다’는 응답이 152명(76%)이나 나왔다. 중학생 100명 중 위안부의 의미를 대강이나마 알고 있는 학생은 37명이었다. 초등학생은 더 심각했다. 100명 중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이 중학생의 3분의 1 수준인 11명에 불과했다.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48명 중 할머니들이 수요일마다 집회를 연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5명뿐이었다.

위안부를 모른다고 답한 학생 152명을 대상으로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지 추측해 적어보라’고 내준 주관식 질문에는 엉뚱한 답변이 쏟아졌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려고 만든 특수부대’ ‘일본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일본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는 사람들’, ‘일본이 우리나라를 다시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기습용 병사를 기르는 곳’ 등 관련 지식이 전혀 없음을 증명하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위안부와 관련한 지식이 빈약한 이유는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서에 실린 위안부 관련 내용은 ‘끌려간 사람들 중에는 여성들도 많았는데 그중 젊은 여성들은 전쟁터로 보내져 일본군에게 많은 고통을 당하기도 했다’는 언급이 전부다.

동북아역사재단 서현주 연구위원(48·여)은 “초등학교 때도 ‘성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국가에 의한 성폭력과 그 폐해도 함께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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