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과 나란히 걸어가고 싶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해 행복을 나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일하면서 당당히 돈을 벌고 싶어요. 능력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습니다.”
12일 개원식을 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중중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인 부산 기장군 정관면 용수리 ‘동행과 나눔’에 취업이 결정된 박모 씨(22·여·지적장애 2급)와 김모 씨(31·정신장애 2급) 각오는 남다르다. 그동안 한 번도 능력을 펼쳐볼 기회가 없었을 뿐 아니라 돈을 직접 벌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취직은 꿈만 같다.
부산 사상구 모라1동에 사는 박 씨와 남구 용호3동에 사는 김 씨는 일과가 시작되기 2시간 반 전인 오전 7시 반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고된 줄도 모르고 오후 4시까지 하루 근무시간을 채우며 작업량을 거뜬히 소화해 낸다.
중중장애인을 고용해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하는 새로운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모델인 동행과 나눔에는 남자 22명, 여자 10명이 근무한다. 18세부터 57세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에서 부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이곳이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운영은 사회복지법인 반석복지재단(이사장 박현웅)이 맡는다. 전국에는 이 같은 사업장이 6곳 있다.
병산저수지 앞에 자리 잡은 사업장은 2003m²(약 606평)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 작업장과 제품출하실, 검수실, 품질연구소, 전시실, 재활상담실, 휴게실, 샤워실 등을 갖춰 중증장애인들이 일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신경을 썼다. 이곳에서는 특허제품에 대한 기술을 지원받아 친환경 분필, 보드 펜, 토너, 사무용 잉크, 플러스펜, 친환경 칠판, 전자칠판, 기타 문구류를 생산한다. 주요 납품처는 학교와 공공기관 등이다.
부산시교육청과 기장군 등 일부 기관과 협약을 체결해 납품하기로 했으나 생산량을 모두 소화하는 데는 판매망이 부족하다. 중증장애인이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받고 내년까지 120명을 더 늘리기로 한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판매망 확보가 관건. 부산지역에는 고졸 이상 장애인이 연간 400여 명 배출되고 있다. 부산지역 등록장애인 수는 17만2700여 명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다. 그러나 기업체에 채용되는 장애인은 극히 일부다. 박 이사장은 “부산시와 시의회, 각 구군, 초중고교와 대학 등이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줘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99-1030, 051-728-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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