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네 빵가게, 공동브랜드로 힘 합치니 매출 30%↑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대구 ‘서구맛빵’ 주민들에 인기

공동브랜드 ‘서구맛빵’을 만든 대구 서구 동네 빵집 주인 6명이 “내년에는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춰 전국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공동브랜드 ‘서구맛빵’을 만든 대구 서구 동네 빵집 주인 6명이 “내년에는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춰 전국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대구 서구 내당동 한 빵 가게 유리창에 ‘서구 지정-맛있는 빵집’이라는 표지판과 직원을 구한다는 안내문이 함께 붙어 있다. 최근 매출이 30%가량 늘면서 일손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 가게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대형 프랜차이즈 빵 가게가 2년 전에 생기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는 가게 규모를 59m²(약 18평)에서 40m²(약 12평)로 줄였다. 그러나 서구청이 지정한 ‘서구맛빵’ 6개 가게가 마련한 공동브랜드 덕분에 조금씩 활력이 생겼다. 주인 손노익 씨(43)는 “서구맛빵 브랜드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대구 서구에 있는 프랜차이즈 빵 가게는 현재 27개로 5년 전 8곳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브랜드와 가격경쟁력 등에서 밀려 위기를 느낀 동네 빵 가게들은 힘을 모아 공동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처음에는 서로 빵 제조 기술을 드러내기 싫어했지만 “힘을 모아야 살 수 있다”는 공감대를 통해 올해 5월 ‘서구맛빵’이 탄생했다.

서구청도 나서 대학교수와 소비자단체 등 15명으로 지원팀을 구성했다. 구청 직원 400여 명은 맛 평가단으로 참여했다. 구민을 대상으로 브랜드 이름을 지어 올해 9월에 상표등록을 했다.

서구맛빵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최근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음식관광박람회에 내놓은 8000개가 모두 팔렸다. 입소문이 조금씩 나면서 다른 지역에서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도 들어온다. 이들은 “최근 행사기간에 입점해 달라는 한 백화점의 요청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포기했지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어렵게 가꾼 희망이 내년에는 활짝 피어나도록 정성껏 반죽하고 굽겠다”고 입을 모았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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