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놀라운 고교생들! 1명당 자격증 17.3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장흥실업고 자동차과 3학년… 전국 고교 최다 자격증 기록
김도현군은 무려 50개 취득

윤정현 전남 장흥실업고 자동차과 3학년 담임교사(앞줄 오른쪽)가 제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학생들은 1인당 17.3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고교 최다 자격증 획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윤정현 전남 장흥실업고 자동차과 3학년 담임교사(앞줄 오른쪽)가 제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학생들은 1인당 17.3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고교 최다 자격증 획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 장흥실업고는 자동차과 3학년 학생 33명(장애학생 4명 제외)이 취득한 자격증이 573개로 학생 1인당 17.3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11일 밝혔다. 전국 고교 최다 자격증 획득 기록이다. 지금까지 고교 최다 자격증 취득은 2009년 전남 보성실업고 학생들이 세운 1인당 11.5개였다. 대부분 특성화고교 학생들이 자격증 한두 개를 취득하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과다.

어려운 가정환경의 김도현 군(18)은 자격증 50개를 취득해 고교생 최다 자격증 보유자가 됐다. 다문화가정 출신인 한기엽 군(18)도 38개를 취득했다. 자동차과 학생들 모두 중학교 성적이 하위권이었지만 고교를 졸업하면서 자격증을 많이 취득해 취업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농어촌 학교인 장흥실고의 기적은 윤정현 자동차과 3학년 담임교사(51) 등 교사 6명의 제자 사랑과 관심의 결과다. 윤 교사의 교무수첩에는 제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다. 윤 교사가 개인적으로 빌려준 돈은 제자들이 3년간 치른 각종 자격증의 실기·필기시험 접수비용이었다. 자동차과 학생들 대부분이 가정 형편이 어려워 2만∼3만 원의 접수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장흥군에서 1만∼5만 원씩 주는 자격증 격려금이나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빌린 돈을 갚았다. 윤 교사는 “7년 전부터 형편이 곤란한 제자들에게 자격증 접수비용을 빌려주면서 교무수첩이 빼곡하게 채워졌다”며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은 취업한 뒤에 접수비용을 갚기 때문에 돈을 못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밝게 웃었다. 또 “졸업한 제자들이 스승의 날에 고맙다며 찾아올 때 작은 기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어차피 학원을 다닐 처지도 아니어서 방학 때도 매일 모여 자격증 취득 공부를 했다. 김채신 장흥실업고 교감은 “자격증 최다 획득은 장흥군 등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지원해준 데다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 학생들이 의지가 하나로 돼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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