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옹기’ 장인의 혼을 굽는다… 17일까지 서귀포서 옹기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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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제주 무형문화재 3인 참여

제주의 생활 옹기를 만들었던 전통 가마인 ‘노랑굴’. 이 가마에서 옹기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재현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의 생활 옹기를 만들었던 전통 가마인 ‘노랑굴’. 이 가마에서 옹기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재현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의 생활 옹기를 만드는 도공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거를 재현한다. 제주지역에서 옹기 제작은 1960년대 말을 기점으로 점차 쇠퇴했다가 최근 젊은 도예 전수자들이 나서면서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 제주전통옹기전승보존회(회장 허은숙)는 14일부터 17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에서 ‘제주옹기굴제-노랑굴 큰불 때기’를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행사는 옹기 제작을 전통문화로 계승하고 옹기 제작 기능인들이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제주옹기장’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그릇을 불에 구워내는 불대장 강신원 씨(81), 옹기 모양을 만드는 도공장 고원수 씨(81), 흙을 준비하는 질대장 이윤옥 씨(76) 등 10월 제주옹기장으로 지정된 3명이 참여한다.

제주에서는 그릇을 구워내는 가마를 ‘굴’이라고 부른다. 옹기굴은 ‘검은굴’과 ‘노랑굴’로 나뉜다. 검은굴은 900도 안팎의 낮은 온도로 굽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나뭇가지로 굴을 막고 연기를 쐬어 옹기를 만든다. 이 굴에서 나온 옹기는 진한 회색이나 검은색을 띤다.

이번 행사에서는 높이 1.6m, 길이 14m 규모의 노랑굴이 재현됐다. 현무암을 쌓아 만든 노랑굴은 1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그릇을 굽는다. 불을 때는 과정만으로 색을 입힌다. 구운 옹기는 검붉은 색을 띠며 자연스러운 무늬가 만들어진다. 제주 전통옹기를 대표하는 ‘허벅’ 등 각종 생활용기는 노랑굴에서 구워낸 것이다.

이번 행사는 14일 흙으로 빚은 옹기를 굴 안에 쌓는 ‘굴재임’을 시작으로 15일 작은불 때기, 16일 아궁이에 불을 놓는 중불 때기, 17일 본격적으로 옹기를 굽는 큰불 때기로 이어진다. 이 기간 체험마당에서는 질흙 메치기, 가마터 답사 등이 진행된다.

허은숙 회장은 “행사를 마친 뒤 24일 굴제 기간에 구운 그릇을 판매해 어린이 도공의 교육비로 쓰겠다”며 “점차 잊혀지고 있는 전통옹기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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