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人, 인천을 말한다]<8>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목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5일 03시 00분


“선거때만 ‘인천사랑’ 외쳐선 안되죠”

‘효(孝)목사’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담임 목사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의 하모니를 위해 서로 나누고 섬기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효(孝)목사’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담임 목사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의 하모니를 위해 서로 나누고 섬기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성경은 효경(孝經)입니다.”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목사(70)는 ‘효(孝)에 미친 사람’ ‘효 목사’로 통한다. ‘목사가 웬 효냐’고 오해를 받을 만큼 독특하게 신앙심과 효심과 애국심을 외친다. 복 받기를 원하는 구원신앙에서 실천하는 신앙을 강조한다. 그는 효를 영문 HYO(harmony young & old)로 설명한다. 단순한 부모 공경이 아닌 신과 인간, 자연, 가진 자와 가난한 자, 남녀노소가 모두 조화롭게 사는 것이 효라는 것.

유교 집안 장손으로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났다. 10세 때 6·25전쟁으로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잃었다.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도 중퇴할 뻔했으나 군인이던 작은아버지가 전사해 받은 전사금으로 학업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된다. 등록금을 못 내 중학교도 졸업 후 6개월이 지나서야 졸업장을 받았다. 모친은 늘 “절대 호래자식 소리를 들어선 안 된다”라고 가르쳤다. 그 덕에 예의바른 사람으로 성장했다.

18세에 서울 화장품 공장에 취직했다.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생각에서였다. 공장생활은 시골생활보다 더 고단했다. 그래도 공부의 욕구를 버리지 않고 야간 고등학교와 대학을 마쳤다. 33세에 사업에 실패해 인생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그때 교회를 찾았다. 조용기 목사를 만나게 된 것. 그것이 인연이 돼 서른아홉에 신학교를 졸업하고 늦깎이 목사가 됐다.

인천순복음교회 초대 담임목사로 1983년 인천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습기 차고 어두운 지하실 교회에서 대형 교회로 변신시켰다. 신자가 초고속으로 늘어 몇 년 만에 200명에서 6만 명으로 늘었다.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 담이 없는 교회로 이끈 결과였다.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10여 일 만에 생환한 젊은이들이 모두 효자효녀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기적의 생환 이유를 찾다가 성경에서 ‘효’를 발견했다. 이후 “효가 살아야 모두가 산다. 효를 행하면 모두가 행복하다”를 외치기 시작했다. 1997년 세계 유일의 효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하고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소년소녀가장 돕기의 원조다. 1984년 인천시에 찾아가 135명의 명단을 받아 지원했다. 어르신 점심 드리기, 홀몸노인 돕기, 출산 장려운동, 환경경제 살리기 운동 등 상생을 통한 지역사회 사랑 실천에 앞장섰다.

인천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시민이 인천을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인천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선거 때만 인천을 강조하지 말고 토박이들부터 평상시에도 인천사랑 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그는 신공항을 인천국제공항이란 명칭을 쓰도록 한 산파역이기도 하다. 당시 100만 명 서명운동에서 60만 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시정에 대해 “건설행정만 하지 말고 시민행정을 해야 한다”며 “송도경제특구 등을 개발하되 기존 도시와 함께 균형발전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지에서 온 기업 이상으로 인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에게 인천은 뭘까.

“저는 인천에 빚을 진 사람입니다. 인천상륙작전이 이틀만 늦었어도 저는 당시 군인가족이란 이유로 몰살됐을 겁니다. 인천은 제게 새 생명을 준 곳입니다. 인천에서 목회활동을 하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빚을 갚는 것이지요. 헌신과 봉사를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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