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공무원의 청렴도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과 울산도 하위 수준으로 나타나 동남권 3개 시도 공직자 ‘부패 불감증’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670개 공공기관에 대한 청렴도를 조사한 결과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부산시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6위를 했다”고 15일 밝혔다. 울산시와 경남도는 공동 13위, 전남도가 14위였다.
청렴도는 대민·대관업무의 민원인,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부패 경험과 투명성, 책임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기본으로 부패공직자가 발생하거나 평가과정에서 신뢰도 저해 행위가 드러나면 감점을 적용해 산출한다.
10점 만점인 청렴도 조사에서 부산시는 8.10점을 얻어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최하등급인 5등급으로 평가됐다. 부산시는 2009년(8.28점)과 2008년(7.91점)에도 1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고, 지난해(8.25점)에 이어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울산시와 경남도는 올해 8.33점을 얻는 데 그쳐 공동 13위로 4등급에 머물렀다. 경남도는 2009년 최하위에서 지난해에는 9위로 조금 올라섰다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김두관 도지사 취임 이후 개방형 감사관 채용과 비리 고발 외부위탁 등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애를 썼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초단체의 경우 경남 양산시를 제외하고 부산, 울산, 경남에서 1등급에 포함된 곳은 없었다. 부산 부산진구(8.17점), 영도구(8.12점), 동구(8.08점) 등은 4등급이었다. 울산에서는 중구(8.53점)와 북구(8.45점)가 2등급에 들었으나 남구(8.04점)는 최하위인 5등급으로 평가됐다. 경남에서는 양산시(8.62점)가 1등급, 산청군(8.40점)이 2등급을 받은 반면 사천시(7.81점), 김해시(7.69점), 창녕군(7.5점), 밀양시(7.31점) 등은 5등급을 받았다.
부산시교육청(7.81점)은 3등급, 경남도교육청(7.40점)과 울산시교육청(7.37점)은 4등급으로 중간 또는 하위 등급으로 나타났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 지방공사·공단이나 출자·출연 기관 중에서는 부산환경공단이 유일하게 1등급에 들었다. 부산시의료원과 경남 진주의료원은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부울경 지역 청렴도가 낮은 것은 일부 공직자가 부패에 연루되고 민원인 청렴 체감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부산은 7월 발생한 상수도사업본부 비리에 이어 9월 호화요트 보조금 사건, 10월 공무원 카지노 출입사건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청렴도가 곤두박질쳤다. 권익위는 “부산시와 경남은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청렴도는 다소 나아졌으나 민원인 등이 느끼는 외부청렴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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