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바가 뭐하는 곳이냐”… ‘韓퇴폐업’에 애틀랜타 발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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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한인 밀집지역의 호스트바에서 일하던 30대 한인 남성이 피살된 사건을 계기로 호스트바라는 ‘낯선 변태업종’을 발견한 미 사법당국이 한인 유흥업소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8일 오전 7시 애틀랜타 북부의 덜루스 시에 있는 대형 한인마트인 H마트 인근 주차장에서 30대 한인 남성인 고모 씨가 칼에 찔려 숨졌다. 처음엔 단순 살인사건으로 생각했던 덜루스 시 경찰은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고 씨가 최근 뉴욕에서 애틀랜타로 와 한인 밀집지역인 도라빌의 호스트 바에서 일한 사실을 확인했다.

현지 언론들은 10만 명의 동포가 살고 있는 애틀랜타 한인 타운에는 한인 여성을 상대로 한 호스트 바 3곳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고 씨는 K 호스트 바에서 남자 접대부를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에는 룸살롱도 20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호스트 바의 개념을 잘 몰라 애를 먹었다. 미국 남부도시인 애틀랜타는 미국 최대의 기독교 교파인 남침례교 등 개신교 교파본부와 초대형 교회가 많이 있어 ‘바이블벨트’로 불리는 곳. 지난달 열린 지방선거에서 일요일에 술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20년 만에 폐지될 정도로 매우 보수적인 곳이다. 이 때문에 여성이 남성의 서비스를 받으며 ‘밤 문화’를 즐긴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경찰은 이 지역의 한인들에게 “한국인 호스트 바가 뭐하는 곳이냐”며 “호스트 바가 좋은 곳이냐, 아니면 나쁜 곳이냐”고 묻기도 했다. 경찰은 “호스트 바를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5일 뒤인 13일 덜루스 시에 있는 다른 한인주점 종업원들인 신모 씨(30)와 이모 씨(20) 등 한인 남성 2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8일 오전 6시경 고 씨를 집단 폭행한 뒤 칼로 찔러 숨지게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에게는 1급 살인 및 1급 가중폭행죄가 적용됐다. 또 달아난 강모 씨(20)와 박모 씨(25)를 지명수배했다. 강 씨는 다음 날 경찰에 체포됐으며 박 씨는 사건 다음 날일 9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도망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았던 피해자 고 씨가 “무례하다”고 하자 식당에서 시비가 붙었으며 업주가 식당에서 나갈 것을 요구하자 밖에서 다시 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가 호스트 바 고객에게 선물로 받은 고가의 시계가 싸움의 발단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덜루스 시 경찰은 한인 타운의 불법 및 퇴폐 영업 실태를 확인하고 한인 유흥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산 호스트 바라는 변태 업종의 실체를 파악한 경찰은 이번 주 중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한인 업소들의 불법 영업을 집중 단속해 철퇴를 가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은 한인업소들의 심야 주류 판매와 불법 영업 세금 포탈에 대한 조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살인 사건 후 호스트 바 등 변태 유흥업소들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지만 일부 주점을 비롯한 유흥업소들은 여전히 허가 시간 외 술 판매 등 편법 영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워싱턴 인근인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시 경찰국은 14일 주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연방이민세관국(ICE) 등 관계당국 합동으로 페어팩스카운티 일대 한인들이 운영하는 23개 마사지업소를 단속해 라이선스 관련법을 위반한 7개 업소를 적발했다. 페어팩스 경찰국은 불법 성매매를 포함한 인신매매, 불법 노동력 착취 등에 대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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