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들의 펀드 투자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51·사진)이 그룹 고위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보너스(IB·성과급)를 과다 지급하도록 한 뒤 일부를 빼돌려 모두 2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검찰이 포착한 사실이 18일 확인됐다. 이는 SK그룹 계열사들의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투자금 횡령 의혹과는 별개의 것이다.
SK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중희)는 이처럼 최근 수년간 그룹 고위 임원들의 인센티브보너스로 과다 지급된 금액 가운데 200억 원이 최 회장 관련 계좌로 흘러들어 간 단서를 포착하고 19일 오전 9시 반 최 회장을 직접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이 SK그룹 계열사들의 인센티브보너스 지급 현황과 관련 계좌를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최 회장은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돈을 선물 투자에 활용하거나 투자 손실을 메우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에 따라 최 회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형사처벌할 계획이다. 검찰은 최 회장의 새로운 범죄 혐의가 포착됨에 따라 최 회장을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에게는 200억 원 비자금 조성 혐의와 함께 SK그룹 계열사들의 베넥스 투자금 2800억 원 가운데 497억 원을 빼돌려 선물 투자에 전용한 혐의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가 최종 확인될 경우 검찰은 최 회장이 과거에 경제 범죄로 처벌된 전력도 고려해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SK㈜ 대표이사 회장이던 2003년 2월 1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200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이후 같은 해 8월 15일 특별사면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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