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한류’ 본궤도에… 올 외국인 환자 11만명 넘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세브란스병원이 최다 유치… 올해의 ‘메디컬 코리아’ 대상

몽골 어린이 타미르 양(5)이 10월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의료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몽골 어린이 타미르 양(5)이 10월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의료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러시아 하바롭스크 국영기업 회장인 A 씨(44).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6월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가까운 친구로 지내는 의사들이 모두 한국에서 치료받을 것을 권했기 때문이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이후 A 씨는 현지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라는 권유도 마다하고 매달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항암치료를 받았다. A 씨가 지불한 진료비는 8000만 원 정도.

A 씨는 “수술 결과도 만족스럽지만 의사와 간호사가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데 감동받았다”며 “한국 병원의 의료시스템은 톱니가 완벽히 맞아 돌아가는 스위스 시계처럼 체계적이었다”고 말했다. 24일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으면 곧 완치 판정이 내려진다. 이날 A 씨 아버지도 함께 내원해 심장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외국인 환자를 가장 많이 유치했다. 9월까지 모두 5581명이 진료를 받았다. 이 공로로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메디컬 코리아 외국인 환자 유치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는다.

시상식에서는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종병원, JK성형외과,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의원, 환자 유치업체 휴케어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는다. 주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관, 박영관 세종병원 회장이 특별공로상을 받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표창은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원진성형외과가 받는다.

2009년 보건복지부는 민간 의료기관과 함께 한국 병원의 우수성을 알리고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메디컬 코리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해 해외환자는 당초 목표치 1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9년 6만201명의 두 배에 이른다. 진료수익도 1032억 원에 달한다.

류머티즘에 따른 고열로 심장 판막이 손상된 캄보디아의 B 양. 결핵을 앓아 체력도 약해진 상태였다. 현지 병원은 수술이 어렵다고 했다. 6월 B 양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B 양의 부모는 “어차피 3개월 시한부 인생인데 수술이라도 받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무사히 심장 수술을 받은 뒤 7월 고향으로 돌아간 B 양은 이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서울성모병원과 세종병원은 무료수술을 꾸준히 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부터 선천성 심장질환 어린이 환자 돕기를 통해 국내외 어린이 30∼40명에게 연간 1억 원이 넘는 수술을 무료로 해 주고 있다. 세종병원은 지금까지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베트남 어린이 심장병 환자 1000여 명에게 무료시술을 했다. 덕분에 심장 전문병원으로 해외에서 먼저 입소문을 탔다. 내년에는 카자흐스탄에 세종병원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세종-유라시아 병원’이 세워진다. 병원 브랜드 수출로 연간 50억 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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