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6시 15분경 울산소방본부 119상황실에 다급한 목소리로 한 통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앞차가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운전자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모릅니다.”
소방대원들은 신고자가 지목한 울산 남구 달동 목화예식장 사거리에 출동했다. 신고자의 말대로 SM7 승용차가 왕복 10차로 한가운데 서 있었다. 승용차 문은 잠겨 있었다. 운전석에는 운전자가 눈을 감고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승용차를 흔들고 소리치며 운전자를 깨웠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공구로 차창을 깨고 운전자를 흔들었다. 그랬더니 잠에서 깨어난 운전자가 깜짝 놀라 가속페달을 밟아 앞을 가로막고 있던 경찰차를 들이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운전자 김모 씨(31)는 밤새 지인들과 회식을 한 뒤 만취 상태에서 차를 몰고 집으로 가다 신호대기 중에 잠이 든 것으로 밝혀졌다. 음주 측정 결과 김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대상인 0.136%. 게다가 김 씨는 무면허 상태였다.
김 씨는 “신호가 길어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잠이 깊게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무면허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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