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재발 방지에 만전”… 교육계 재탕대책 되풀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4일 03시 00분


해당 중학교교장 직위해제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23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기자실에서 20일 발생한 중학생 자살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책 설명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23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기자실에서 20일 발생한 중학생 자살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책 설명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수성구 D중학교 학생 자살 사건과 관련해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이 학교 법인은 학생 지도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교장을 직위해제했다.

우 교육감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주보다 귀한 생명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대구 교육의 잘못을 철저히 인정한다”며 “죽음으로 전한 간절한 메시지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은 특별감사를 통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이날 학교폭력 방지대책으로 △폭력 및 괴롭힘 실태 파악 △철저하고 다양한 신고시스템 마련 △사법당국과 협조해 신고에 따른 보복 엄벌 △인성교육 강화 △건전한 자치활동 권장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발표한 대책은 원론적 수준인 데다 이전에 수차례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대책과 다를 바 없어 급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고시스템 도입 계획도 올해 8월 발표한 학교폭력 신고시스템 다양화 계획과 차이가 없다. 그때도 소리함, 홈페이지 폭력신고란, 24시간 학교폭력 긴급전화(1588-7179)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수성경찰서는 주말까지 조사를 마치고 가해 학생 2명에 대한 사법처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은 형사 미성년자(만 14세 미만)가 아니어서 형사처벌이 가능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라디오 선을 뽑아 목에 묶은 뒤 끌고 다니며 괴롭혔다는 등 A 군의 유서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들이 올해 9월부터 최근까지 A 군에게 보낸 수백 통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조사한 결과 이들이 폭행과 협박, 금품을 빼앗아 온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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