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서울 하계중 1학년 박소영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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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환경보호 앞장서는 과학교사 꿈… 한 발짝 성∼큼

《“수업시간에 영상을 보는데 북극곰 한 마리가 바다에서 놀고 있었어요. ‘참 귀엽다’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북극곰이 살던 빙하가 녹아 없어지면서 다른 빙하를 찾아 망망대해를 헤매고 있는 모습이었죠. 지구 기온이 올라간 탓이라는데 어찌나 안타깝던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여학생은 서울 하계중 1학년 박소영 양(12). 이내 눈가에 눈물이 글썽글썽 맺히더니, 어느새 다시 방긋 웃으며 말을 이어간다.》

“과학 선생님이 돼서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게 꿈”이라는 서울 하계중 1학년 박소영 양. 그는 매일 아침마다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결과 전교 296등이던 성적을 한 학기만에 168등까지 끌어올렸다.
“과학 선생님이 돼서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게 꿈”이라는 서울 하계중 1학년 박소영 양. 그는 매일 아침마다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결과 전교 296등이던 성적을 한 학기만에 168등까지 끌어올렸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작지만 소중한 행동부터 실천해나가려고 애를 쓴단다. “주스나 두유를 사 마시면 빨대는 씻어서 부엌에 두고 다시 사용해요. 학교에서 모은 이면지들은 문제풀이 연습장으로 사용한 후 집에서 분리수거 처리하고요.” 자연을 워낙 좋아한다는 박 양은 “훗날 꼭 농사를 지어 보고 싶다”고 했다.

학교 공부엔 취미가 없었다. 학원에도 가본 적이 없다. 초등학생 때 줄곧 중하위권 성적이다가 중학교에 올라온 박 양. 전교 200등 안에는 들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며 치른 1학기 중간고사의 결과는? 전교생 511명 중 296등. 기대한 것보다 100등 가까이 뒤처진 성적이었다. 어느 정도 흥미가 있었던 과학마저도 최하위권(428등)이었다.

“성적표를 받아들고 충격이 컸어요.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보다 우수한 성적을 받은 친구들이 부러워졌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들을 따라잡고 싶었어요.”

공부에 대해 난생 처음 느껴보는 승리욕은 박 양을 책상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무엇부터 어떤 방법으로 공부해야할 지 엄두가 안 났다. 마침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교내에 운영되는 자기주도학습실 ‘꿈드리’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10명 남짓한 학생이 공부에 집중하는 분위기에 박 양도 금방 적응했다. 상위권대 재학생의 멘토링으로 공부 방법을 배웠다. 학습실 지도 선생님에게 모르는 것을 질문해 충분히 이해하고 지나갔다.

“‘목표가 있으면 이룰 수 있다’고 늘 말씀하신 학습실 지도 선생님 덕분에 일주일, 하루, 한 시간 단위로 학습계획표를 만드는 습관을 들였어요.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성취해 나가는 재미를 처음 맛보게 됐어요.”

학습실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한 달여 만에 치른 1학기 기말고사. 박 양은 중간고사에 비해 23등 올라간 273등을 기록했다. 중간고사 때 가장 부진했던 도덕과 과학을 각각 233등에서 140등으로, 428등에서 285등으로 끌어올렸다. 시간을 집중 투자한 도덕과 과학에서 성과가 보이자 자신감을 얻었다.

여름방학에도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2시간 정도 집에서 공부한 뒤 꿈드리 학습실에 등교해 새 학기를 위한 예습 수업을 받았다.

“아침 일찍 공부하고 학교에 가니 마음이 상쾌하고 든든했어요. 오전 시간에 집중력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많이 됐죠.”

학교가 끝나면 인근 지역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오전에 배운 내용을 꼼꼼히 복습했다. 학습 능률이 떨어진다 싶을 때는 독서를 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이해력이 늘어 공부가 수월해진다는 아버지의 조언이 한몫 했다. 일주일에 두세 권씩 책을 읽을 때도 있었다. 과학잡지, 만화, 판타지 소설, 위인전까지 장르도 다양했다.

2학기에 들어선 박 양은 중간고사에서 전교 200등 이내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에 덤벼들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설명하는 모든 내용을 받아 적었고 수업 자료로 제공되는 인쇄물은 쉬는 시간과 자기주도학습 시간을 이용해 반복 암기했다.

“무턱대고 외우려다 보니 금방 한계가 보이더라고요. 자습서를 이용해 교과 내용을 더 세부적으로 이해하니 교과서와 수업자료가 더 빠르게 외워졌어요.”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2학기 중간고사에서 박 양의 전교 등수는 168등. 1학기 기말고사에 비해 105등이 뛰어올랐다. 특히 1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291등이던 국어 성적이 30등으로 크게 향상됐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동기가 된 것일까. 박 양에게도 인생의 꿈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바로 과학 선생님이 되는 것.

평소 학교 근처 쓰레기 소각장이나 아파트 단지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볼 때마다 환경 피해부터 걱정하게 된다는 박 양은 과학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학생들과 함께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어려운 교과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데 소질이 있다는 친구들의 말도 교사를 꿈꾸는 박 양에게 용기를 주었다.

“교육대학에 진학하면 환경 훼손으로 고통 받는 곳들을 돌아보고 싶어요. 아프리카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정수 펌프 시설도 만들어주고 싶고요. 참, 영어교과서에서 본 미국의 재활용박물관에 가서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거름으로 키웠다는 꽃도 보고 싶어요. 예쁘고 향기롭겠죠?”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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