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사랑의 온도’ 끌어올린 따뜻한 서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30일 03시 00분


작년 대비 현재 모금 온도… 광주 1도-전남 3도 올라
“이주여성-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의 소액기부 는 덕”

광주 전남 지역 소외계층이나 서민들이 십시일반 내는 성금이 사랑의 온도계를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진행되는 희망 2012 나눔 캠페인의 성금이 12억6000만 원 모여 사랑의 온도계가 57.3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56도보다 1도 높은 것이다. 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성금 18억6693만 원이 모여 사랑의 온도계가 32.1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사랑의 온도계보다 3도 정도 높다. 최근 물품 등의 지정기탁이 늘면서 복지시설 빈익빈 부익부 심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성금은 내년 1월 말까지 모금한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사랑의 온도계 온도가 상승한 것은 의미 있는 소액기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소액기부자들 중 일부는 이주여성이나 사실상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들이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남 해남 땅끝지역아동센터 아동들도 4년째 성금을 내고 있다. 이 아동센터는 한때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으나 2007년 기부천사 문근영 씨가 기부를 해 다시 활기를 찾았다. 아동들은 이날 올해 모은 용돈을 성금으로 냈다.

광주 북구 다문화지원센터 회원인 이주여성들은 최근 1년간 모은 성금 41만9110원을 기부했다. 이주여성들은 3년째 성금 기부를 하고 있다. 이상옥 이사장은 “다문화지원센터가 주위의 도움으로 활성화된 만큼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눠주기 위해 이주여성들 스스로 성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시 미평초등학교 1학년 유모 양은 최근 여수시 둔덕동 주민센터에 성금 8만8000원을 기부했다. 돼지저금통으로 3년간 이 돈을 모은 유 양의 가정도 형편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 부모가 기초생활수급자이며 어머니는 지적장애 2급이어서 소녀가장에 가깝다.

이 밖에 전남 함평군수 관용차 운전사 이모 씨(44)는 올 3월부터 매일 밤 군청 사무실을 돌며 폐지를 모았다. 그는 “사무실을 돌며 폐지를 주울 때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형편이 곤란하냐는 눈빛으로 쳐다보기도 했다”며 “하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폐지를 모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10개월 동안 업무가 끝난 뒤 폐지를 모아 판매한 돈 60만 원을 최근 성금으로 기부했다.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의미 있는 소액기부가 성금 모금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광주지역 모금액이 적은 만큼 대기업 등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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