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살 중학생 당일에도 명치-뒤통수 맞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일 03시 00분


경찰, 학생들 증언 확보… “가해혐의 학생 곧 입건”

숨진 S 군이 논술학원에 제출했던 과제물. S 군은 이 과제물을 통해 ‘내 삶에 흔적을 남긴 사람들을 그려보자’는 질문에 아버지와 어머니 얼굴을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적었다. 광주=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숨진 S 군이 논술학원에 제출했던 과제물. S 군은 이 과제물을 통해 ‘내 삶에 흔적을 남긴 사람들을 그려보자’는 질문에 아버지와 어머니 얼굴을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적었다. 광주=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광주 J중학교 2학년 S 군(14)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북부경찰서는 2011년 12월 30일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학교 폭력에 의한 자살인지를 밝히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본보 2011년 12월 30일자 A1·2면 참조

경찰은 전날 S 군 부모가 아들 친구들의 진술에 따라 가해학생으로 지목한 L 군(14)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L 군은 “두 차례 돈을 빼앗았다”며 일부 의혹은 시인했지만 사건 당일을 포함한 폭행 부분은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의 진술을 근거로 L 군을 폭행 혐의로 입건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S 군의 한 친구가 “3학년 선배가 2학기 초에 S 군에게 돈을 구해오라고 해 S 군이 온라인 메신저로 죽고 싶다는 글을 보낸 적이 있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또 “자살 직전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누군가 있었던 것 같다”는 등 S 군 유족의 주장에 따라 폐쇄회로(CC)TV 기록도 분석하고 시체를 부검하기로 했다.

S 군 유족은 아이들의 진술 내용을 녹취해 이날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S 군은 매일 쉬는 시간이면 L 군의 폭력과 욕설에 시달렸다. 자살한 당일에도 명치와 뒤통수를 맞았다. 친구인 O 군은 “S는 항상 가해 학생에게 붙들려 있었다”며 “가해 학생이 S 군 반으로 찾아와 레슬링 기술을 걸며 괴롭혔다. 일부 학생은 S군이 장난치다가 기물을 파손해 박모 담임교사(58)에게 혼이 난 적이 있고, 교무실에서 얼굴이 부을 정도로 맞았다는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영안실을 찾은 박 교사는 S 군 아버지에게 면담 과정에서 체벌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2011년 12월 28일 S 군과 함께 박 교사를 면담하는 등 S 군을 마지막으로 본 Y 군은 “그날 S 군은 넋이 나가 있었는데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L 군으로 인해 S 군이 자살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은 “경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 L 군에게 섣불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학교도 가해학생이 평소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을 알고 할 수 있는 징계조치는 취했다”고 해명했다. L 군은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와 살다가 2개월 전부터 아버지 요청으로 광주 한 교회에서 지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학교폭력뿐 아니라 성적비관, 담임과 불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 자살 중학생 A 군의 부모는 이날 “2명의 가해학생과 학부모, D중학교, 대구시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해학생인 B 군(14)과 C 군(14)에 대해 신청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2011년 12월 31일 오전 10시 반 대구지법에서 열린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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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추천 많은 댓글

  • 2012-01-02 00:51:45

    대구는 가해학생들을 바로 구속수사하고 있는데 광주는 수사를 하고는 있는것인지 의심스럽다. 도가니도 그렇고 광주는 여러모로 범죄친화적이다. 광주는 전교조에서 만들어낸 학생인권조례의 위험성을 등한시하고 한사코 전교조 편을 든다. 나중에 문제가 드러나면 무조건 정부탓을 할것임에 틀림이 없다. 광주에 이사와서 산지 얼마 안된 사람들은 다들 깜짝놀라는 일들이 종종 있다. 김정일 죽었을때 우는 사람 있었을지 정말 모를일이다.

  • 2011-12-31 09:08:52

    광주, 대구 왕따 중학생자살사건은 학생을 사랑하지 않고 교육에 헌신하지 않는 단순 직업인으로의 교사, 출세지향적인 교육관료 들의 합작품이다. 교장이 교실에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모르고 승용차로 출퇴근하여교장실에만 틀어 앉아 교문주위 쓰레기도 모른다. 아이들 흡연 상태도 모른다. 상위층 학생교육은 사교육에 맡기고 들뜬 학생은 K-Pop으로 연예계에 맡기면 된다. 미국 고교농구선수의 NBA 진출은 백만 분지일(1 / 1000000)이란 전문지식도 없다. 학교는 정년퇴임 앞둔 교감과 교장 놀이터, 소일터이다. 교장은 교감직위를 돈(뇌물)으로 팔고 돈으로 교육위원 매수하여 승진과 교육감선거에만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자신과 학교와 교육을 붕괴시킨다.

  • 2011-12-31 08:58:09

    교과부장관은 즉시 구속시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통령이 일 잘 하라고 교과부장관에 임명했으면 학교폭력에 대한 철저한 대책과 메뉴얼대로 시행했어야 했다. 어제 오늘 발생한 일도 아니고 몇년 전에도 벌어졌던 사건 아닌가, 교과부장관 임명했더니 관용차에다 골푸채 싣고 계집사냥이나 하고 다녔으니 학생들이 이 지경 아닌가, 교과부장관 구속시켜 직무유기죄로 최고형을 선고하기 바란다. 오직 이것만이 제2의 학교폭력, 성폭력을 막을 수 있다. 쓰브랄 장관 놈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맨날 골푸만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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