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School Diary]무조건 공부가 우선? ‘아이돌 스타’ 꿈에 귀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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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일 03시 00분



‘아이돌 스타’를 꿈꾸는 초등생이 적잖다. TV오디션프로그램에선 성인 못지않은 가창력과 춤 실력을 뽐내는 초등생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 교육업체가 초등생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연예인이 ‘선호하는 장래희망’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초등생 학부모를 고민에 빠지게 한다. ‘내 아이가 연예인이 되겠다며 학업을 소홀히 하면 어떻게 하나….’ 하지만 똑똑한 요즘 아이들은 꿈과 학업 모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초등 6학년 딸을 둔 어머니 Y 씨. 딸은 지난해 초 연예인을 꿈꾸는 고교생들의 모습을 담은 TV 드라마 ‘드림하이’를 본 뒤 “나도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다”며 댄스학원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Y 씨는 1년을 고민한 끝에 ‘무조건 반대하기보단 연예인 준비과정을 한번 경험해보도록 하는게 나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엔 ‘얼마 가지 않아 환상이 깨질 것’이란 판단도 있었다.

Y 씨는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는 딸의 다짐만 믿고 2주 전 댄스학원에 딸을 등록시켰다. 이후 딸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다. 매일 오전 7시면 스스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치고 댄스강의가 시작되는 오후 5시 전까지는 공부에만 집중했던 것.

Y 씨는 “이제 겨우 2주밖에 안 지났지만 딸의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다”면서 “자신의 꿈을 공감하고 이해해준 게 딸에게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 4학년 J 양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가수를 꿈꿨다. 교회에서 우연히 기타를 배운 게 계기가 됐다. J 양의 어머니 J 씨(38)는 딸의 꿈을 들었을 때 걱정이 앞섰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을 1년 앞둔 시점이라 고민은 더욱 컸다. 하지만 ‘무조건 반대했다가 어린 마음에 상처받지 않을까’란 생각에 드럼, 발레, 댄스까지 딸이 원하는 건 가급적 지원했다.

가수의 꿈을 키운 지 4년여가 지난 지금, J 양은 공부와 멀어졌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누구보다 밝고 활기차게 학교생활을 한다는 게 J 씨의 설명. 공부와 음악레슨 시간을 철저히 관리해 성적도 매우 높은 편이다.

J 씨는 “지금은 적극적으로 딸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중고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학업과 가수의 꿈을 병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지만 딸의 모습을 보고 무조건 믿고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돌 가수가 되겠다는 초등생의 꿈보다 학업이 우선이라는 부모의 생각. 꼭 나쁘다거나 잘못됐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요즘 초등생 자녀는 자신의 꿈을 인정받고 이루기 위해 부모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어머니들이여! 아이돌 가수라는 자녀의 꿈을 한때의 허황된 꿈이라고 반대하기보다 한번쯤 자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생각에 귀 기울여보는 게 어떨까.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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