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래로 유명한 전남 여수시 만성리 해수욕장이 해마다 모래가 줄어 황폐화되자 정부가 복원에 나선다.
목포대 해양자원학과 장진호 교수 연구팀은 “만성리 해수욕장의 검은 모래 유실은 주변 지역이 개발되면서 하천 2곳에서 유입되는 모래 양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4일 밝혔다. 또 연구팀은 “해수욕장 앞바다에 방파제 2개가 설치되는 등 인공구조물로 인한 조류 변화나 태풍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검은 모래가 유실되고 있다”고 밝혔다. 만성리 해수욕장 주변 지역은 검은색을 띤 중생대 화산암 지질로 검은 암석이 풍화작용 등으로 모래가 돼 하천을 따라 유입되면서 검은 모래 해변을 이룬다.
만성리 해수욕장의 검은 모래 유실은 수십 년 전부터 진행됐고 10여 년 전부터 주민들 눈에 띌 정도로 심각하다. 연구팀은 지난해 4월부터 만성리 해수욕장의 검은 모래 유실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여 올 6월경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의 검은 모래 해변으로 길이 540m, 폭 60m인 만성리 해수욕장은 심각한 모래 유실로 황량하게 변해가고 있다. 주민 김모 씨(61)는 “최근 30년 동안 검은 모래가 절반 이상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2015년까지 350억 원을 투입해 만성리 해변을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검은 모래 유실 원인을 조사한 뒤 모래 유실을 막을 수 있는 수중 모래 쏠림 방지시설, 방파제 제거, 생태하천 복원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자동차캠프장, 해변광장, 안내판, 해안 누리길 등을 조성해 해변 쉼터 기능도 높일 계획이다.
1939년 개장한 만성리 해수욕장은 희귀한 검은 모래 해변으로 명성을 얻었다. 검은 모래찜질이 신경통, 관절염, 피부 미용 등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피서철마다 인파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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