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을 포함한 오비맥주의 전체 제품 출고량이 하이트맥주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10월 오비맥주의 누적 출고량은 7794만500상자(한 상자는 500mL 20병)로 50.2%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동안 하이트진로는 7725만7400상자를 출고해 49.8%의 점유율을 보였다.
1996년 ‘천연 암반수’ 개념을 들고나온 이후 맥주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하이트진로를 오비맥주가 따라잡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제품은 ‘카스’다.
오비맥주는 ‘카스 라이트’를 비롯해 ‘카스 레드’와 ‘카스 2X’, ‘카스 프레시’ 등 4종의 카스 제품과 ‘OB골든라거’를 비롯해 프리미엄 맥주인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등 8종의 맥주를 국내에서 만들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와 ‘맥스’, ‘드라이피니시드 d’ 등 3가지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5월 카스 662만 상자를 출고해 609만 상자 출고에 그친 ‘하이트’를 따라잡았다. 6, 7월에는 하이트가 다시 카스를 추월했으나 8월에 순위가 다시 한 번 뒤집어졌다. 8월에는 카스의 출고량이 799만 상자, 하이트가 570만 상자로 5월에 비해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9월 이후에는 카스가 계속 선두자리를 지켰다.
톡 쏘는 맛을 내세운 ‘카스 프레시’를 선봉으로 레몬과즙 맛을 살린 ‘카스 레몬’, 저칼로리 맥주인 ‘카스 라이트’ 등을 통해 젊은층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월 선보인 OB골든라거도 점유율 상승에 한몫 보탰다.
하이트진로의 ‘영업 외적’인 사정으로 인한 부진도 15년 만의 역전극을 가능케 한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지난해 9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통합 법인인 하이트진로가 출범하면서 생긴 통합 작업과, 8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가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완전히 제쳤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수용 출고량만 놓고 보면 아직 하이트맥주가 50.5% 정도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며 “서울 등 수도권에 강한 영업망을 갖고 있던 진로와 지방에서 강세를 보였던 하이트맥주의 영업력이 시너지효과를 내게 되면 하이트진로의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두 업체의 선두다툼이 지난해보다 더 치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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