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애인으로부터 받았던 선물은 지금까지 쓸모없거나 가슴 아프게 하는 애물단지였다. 이런 애물단지가 이웃사랑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 ‘재미공작소’에서 ‘옛 애인 선물바자(Give Your Old Gifts)’ 행사가 14일 개최된다. 연인에게 5년 동안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헤어지고 나니 처치 곤란함을 느낀 한 유학생의 발상으로 시작된 행사다. 주최자인 프랑스 파리7대학 유학생 오보배 씨(30·여)는 4일 “바자회에서 헤어진 연인에게 받은 선물을 단순하게 돈으로 바꾸는 일은 비인간적이다”며 “사랑과 이별로 성장통을 겪은 20, 30대가 소년소녀가장에게 주는 선물이란 의미를 행사에 담았다”고 말했다. 행사의 수익금은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에 전달될 예정이다.
접수된 물건에는 저마다 사연이 가득하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귀금속 상점 30곳 넘게 돌아다녀 고른 자수정 펜던트, 남자친구가 직접 만든 귀고리, 옛 애인이 대신 써준 리포트 등 30여 점이다. 한 여성 기증자는 “옛 연인에게 받은 선물로 기부를 하니 고마운 기억을 나누는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오 씨는 “2000년대 젊은이들의 연애 트렌드를 선물로 보여 주는 전시회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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