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역 쪽방촌 첫 실태조사 착수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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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0일 03시 00분


3월 자활지원사업단 출범
집수리 등 일자리 제공 계획

대전시는 1960, 70년대 거리를 연상케 하는 동구 정동 원동 등 이른바 ‘쪽방촌’의 환경개선과 자활여건 마련을 위해 첫 실태조사를 벌인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시는 1960, 70년대 거리를 연상케 하는 동구 정동 원동 등 이른바 ‘쪽방촌’의 환경개선과 자활여건 마련을 위해 첫 실태조사를 벌인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진숙이네 양품점, 지현양장점, 충남전파사, 그리고 낡은 커튼으로 가려진 황금마차 왕대포, 튀밥집, 페인트칠 벗겨진 홍성공업사….’

1960, 70년대 거리를 연상케 하는 영화세트장 같은 간판이 줄을 잇고 골목은 두 사람이 마주 걷기에도 좁다. 이곳은 최첨단 고속열차가 통과하는 대전역 주변 풍경.

대전역 쪽방촌의 역사는 경부선 철도가 건설된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도 당시와 별로 변한 게 없다. 광복 이후 실향민과 피란민이 뒤섞여 치열한 삶을 이어가던 곳. 한때 홍등가였던 적도 있었다.

대전시가 동구 정동 원동 일대 쪽방촌에 대해 첫 실태조사를 벌인다.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들에게 자활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시는 이 일대에 3.3m² 안팎의 쪽방이 대략 150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잠시 머물고 가는 사람도 많아 정확히 몇 명이 생활하는지 파악되지 않는다.

실태조사는 2개월에 걸쳐 건물주는 누구인지, 구조는 어떻게 생겼는지, 냉난방 및 전기시설, 주민 생활실태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조사가 끝나면 3월부터 13억 원을 들여 주민들이 참여하는 ‘자활지원사업단’을 만들어 쪽방촌 주민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당장 쪽방촌 거주자 중 건설현장 일용 근로자 출신을 중심으로 ‘집수리 자활사업단’을 만들어 집수리 도배 창호교체 냉난방기 설치 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 예술단체와 연계해 주변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거나 예술조형물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정동 대한통운 뒤쪽 쪽방촌을 둘러본 일부 영화계와 예술계 인사들은 “억지로 이런 거리를 만들라고 해도 못 만든다.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영화세트장이나 서울 인사동과 같은 복고풍 관광거리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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