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앞두고 차명계좌 관리… ‘노후용 3억 프로젝트’ 세워
수학여행 숙박 대가 223만원, 공사대금에 복날 식사비까지… 2년반 동안 12차례 돈 받아
정년을 앞둔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자신의 노후를 위해 일명 ‘3억 프로젝트’를 세우고 학교 운영과 관련된 업자들에게서 수차례에 걸쳐 금품을 챙겨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9일 인천시교육청과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2007년 9월 1일 인천 A초교 교장으로 임용된 K 씨(61)는 특정 업체와 계약을 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수수)로 최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올해 2월이 정년인 K 씨는 A초교 교장이 된 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양도받은 차명계좌와 자신이 별도 관리하는 계좌를 통해 일명 3억 프로젝트를 세우고 추진했다.
2010년 6월 충북의 모 호텔을 수학여행 숙박업소로 선정해주는 대가로 호텔 관리자에게서 수학여행 경비의 20%인 223만 원을 차명계좌로 받아 챙겼다. 5학년생 수학여행 경비 1115만 원 중 20%가 교장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것.
그는 숙박업소 선정 대가뿐만 아니라 2009년 7월부터 현관 계단 공사, 주차장 라인 공사, 급식실 식탁 구입, 특수학급 공사, 도색 공사 등의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건설사에서 공사 대금의 일부를 받아 챙겼다. 심지어 복날 식사비까지 업체에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K 씨가 모두 12차례에 걸쳐 뇌물 1167만 원을 받아 챙겼다고 설명했다.
노현경 인천시의회 시의원은 “경찰 수사에서 밝혀낸 뇌물 수수액만 1000만 원이 넘기 때문에 교육청 교육공무원 징계 기준에 따라 K 교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장에 대한 중징계는 교육감이 직접 징계를 요구해야 이뤄진다. 또 지역 교육지원청의 의견서를 받아야 해 2월 정년 전에 징계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인천시교육청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11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중 12위에 머물렀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협동사무처장은 “12년째 인천교육을 이끌게 된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은 깨끗한 인천교육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며 “제 식구 감싸기 식 솜방망이 징계가 이뤄지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