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의 천국’ 한강 밤섬 람사르 습지 지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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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1일 03시 00분


도심 한복판의 철새 도래지로 이름난 한강 밤섬(사진)을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환경부는 “이달 중 밤섬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기 위한 신청서를 람사르 사무국에 낼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람사르 습지는 멸종위기종 야생 동식물의 자생지로 보전 가치가 있거나 희귀하고 독특한 유형의 습지를 대상으로 람사르사무국이 지정한다. 현재 전 세계 160개국에서 1970곳이 지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강원 인제군 대암산용늪, 경남 창녕군 우포늪, 충남 태안군 두웅습지, 전북 고창군 운곡습지 등 17곳이 람사르 습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마포구 당인동 일대에 떠 있는 밤섬은 이례적으로 도심 한복판에 자연 상태로 보전된 하중도(河中島)다. 과거 한강 개발에 필요한 골재 채취를 위해 폭파됐다가 토사가 쌓이면서 자연적으로 복원되는 등 형성 과정의 지형학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밤섬에 독특한 유형의 습지가 조성되다보니 해마다 겨울철새 수십 종이 몰려들고 있다. 이례적인 도심 속 철새 도래지인 셈이다. 매, 새홀리기, 말똥가리 등 법정보호종 7종, 원앙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 3종이 서식해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람사르 습지 신청 면적은 서울시가 생태 경관 보전지역으로 1999년부터 관리하고 있는 밤섬 일대 0.27km²(약 8만1600평)다.

이달 중 환경부의 신청이 이뤄지면 람사르사무국은 밤섬의 생물다양성과 생물지리학적 특성, 보전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르면 4월경 밤섬에 대한 람사르 습지 지정을 결정하게 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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