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조민수 수경의 순직 경위를 재조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재조사전담팀은 11일 조 수경과 함께 근무했던 부대원들과 중대장 등 30여 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조 수경의 순직이 조작됐다는 진술이나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기동 경기경찰청 수사2계장은 “조사 대상자 대부분의 진술 내용이 조 수경이 고립된 주민을 구하려다 순직했다고 진술했던 지난해 7월 1차 조사 당시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지휘관의 뒤늦은 철수 명령 때문에 급류에 휩쓸린 게 아니라 고립된 주민을 구하려다 순직한 게 맞다는 게 경찰 조사의 잠정결론이다.
당시 동료 부대원들은 “부대원 8명이 미군 철조망에 매달려 있던 시민을 도우려 하고 있는데 조 수경이 다가오다 급류에 휩쓸렸다. 조 수경이 스티로폼 같은 것을 품에 안고 강 씨를 향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고 진술했다. 의경과 미군에 의해 구조된 강모 씨(58) 역시 이번 재조사에서 “‘사람이 가요’ ‘사람이 가요’라는 소리를 듣고 누군가 구조하러 오는 줄 알았다. 잠시 뒤 한 젊은이가 휩쓸려 내려갔다”고 진술했다. 부대원들도 “상부로부터 입단속하라는 지시나 압박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 중대장 역시 “사건을 조작하지 않았고 부대원들에게 입단속을 시키지도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것처럼 부대장의 대피 지시가 늦어 조 수경이 급류에 휘말려 사망했다는 주장은 현재까지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시 조 수경이 머물러 있던 캠프 케이시 정문 옆 컨테이너 숙소 주변은 물살이 세지 않았고 물 깊이도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조 수경이 이곳에서 100여 m 떨어진 캠프 모빌 경비초소 인근까지 온 뒤 고립된 시민과 5∼6m 떨어진 곳에서 급류에 휘말린 것은 인근에 있던 경비초소의 의경 다수가 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부대원이 대피한 뒤 조 수경이 숙소를 지키다 다시 돌아온 후배 의경 2명과 함께 마지막으로 숙소를 나왔다”며 “사고 지점까지 가는 동안 후배 의경들과 함께 주민 2, 3명을 대피시키고 물에 빠진 차량도 밀어줬다는 진술이 있다”고 전했다.
재조사전담팀은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조 수경의 아버지 공환 씨(49) 등 가족들은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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